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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인코디드', 우주적 신비로움 보여준 하이브리드 아츠

무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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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인코디드'. 우주적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무용, 미디어, 서커스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아트였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12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성황리에 2주일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해외작품에서 ‘레오’, ‘칼리굴라 리믹스’ 등 특히 미디어적 환경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17일과 18일 공연된 폐막작 ‘인코디드(Encoded)’ 역시 무용, 미디어아트, 서커스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요소를 지닌 작품으로, 신체극으로 유명한 호주 스토커씨어터(Stalker Theatre, 예술감독 데이비드 클락슨)가 2012년 제작하여 이번 의정부축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연했다.

공연이 시작되면 암흑 속에서 세 명의 무용수가 신비로운 음향 속에 객석에서 등장하여 무대로 천천히 걷는다. 벌이나 나비를 표현한 것 같은 외계생명체 형태의 의상에 미래지향적인 영상이 얼굴과 몸, 의상에 영사된다.

이어서 두 명의 남녀 무용수가 등장하는데 무대벽면에는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픽셀화된 점 형태의 영상이 움직인다. 실시간으로 인터랙티브하게 무용수의 제스처를 인식하여 영상이 따라다니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무용수 주변 공간에 흩뿌려지는 점들의 잔상이 마치 한 개체의 에너지 영역을 표시하는 듯하다.

다음으로 남녀 네 명의 무용수들이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진 긴 줄을 잡고 벽면 위를 그네 타듯이 유유히 움직인다. 마치 관객이 땅이나 물 위를 걷고 있는 무용수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정도로 자연스런 걸음걸이다. 앞 장면처럼 무용수들을 둘러싸고 움직이는 영상이 마치 우주공간에 있는 듯이 3차원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가까이 다가왔다 멀리 나아갔다 축소되었다 확대되었다 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 무용수가 줄을타고 유유히 걸으면 벽면에 무용수를 따라 인터랙티브하게 픽셀화된
점들의 영상이 나타나며 우주적 신비로움을 더한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공연의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초반부에 보여줬던 화려한 영상과 서커스적인 몸의 움직임 보다는 좀 더 사유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무용수의 진지한 몸짓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줄에 매달려 그네 타듯이 훨훨 날아오르지 않고, 다만 줄을 매개로 닫힌 무대 공간 안을 이리 저리 서성인다. 공간의 상하로 줄에 의지하여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멋있게 혹은 빠르게 하늘로 솟구치거나 좌우로 그네처럼 빠르게 이동하지 않고 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줄을 잡고 뭔가를 더 보여줄 듯한 기대를 해보지만, 줄로써 현란한 동작을 보여준 것은 초반부에 물 위를 걷는 듯한 포즈가 전부였다.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진 줄을 일종의 속박의 끈처럼 해석하여 그것을 타고 어느 정도 높이까진 올라가지만 곧 다시 내려오고, 한 발을 끈에 묶어 바닥에 닿지 않게 버티며 몸짓을 하는 등 줄을 ‘굴레’와 같은 속박, 더 나아가서 지금껏 영상으로 보여진 픽셀과 맞닿아서 개별화된 인간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듯 했다.

사실, 공연 초반부에 미래지향적인 의상과 영상, 음악, 그리고 줄을 타고 너무나도 유유하게 펼쳐내던 곡예에 가까운 줄타기 모습, 그리고 인터랙티브한 영상까지 볼거리가 많았기에 기대감도 공연이 진행되면서 높아졌다. 반면에, 관객의 높아진 기대치와는 달리 후반부로 가면서 오히려 철학적인 해석의 무용이 되면서 비주얼적으로 환상적인 서커스적 움직임을 보여주거나 영상이 더욱 멋있어지거나 등의 실제적인 움직임 대신 철학적 존재론적인 내용으로 마무리하다 보니 후반부는 전반부에 비해 충족감이 덜했다.

▲ 후반부는 픽셀화되어 가는 인간의 존재를 보여주는 몸동작으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아쉽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오히려 화려한 영상이나 기예적인 측면을 초반에는 덜 보여주고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기술적인 난이도를 높이면서 이들이 추구하는 철학적인 측면도 보여주었다면 50분 공연이 더욱 만족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편, 제12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5월 4일 개막하여 16일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총 5개국 7개 초청공연과 3개 제작공연, 2개 특별공연으로 총 12개 극장 공연을 중심으로 22개 자유참가공연과 음악극어워드, 심포지엄, 전시 프로그램 등 총 60개 프로그램을 125회 선보였다.

약 10만 관객이 참여했고 예년의 수준 높은 예술 작품 위주에서 ‘바이올린 할머니’, ‘레오’ 등 대중적 작품들이 다양하게 배치됐으며, 사전 접수 체험 프로그램이 모두 매진되는 등 시민들의 참여도 특히 활발했다. 총 관람객 수는 예년보다 줄었으나 극장 공연 12개 작품의 평균 객석점유율이 약 80%에 달해 어느 때 보다 내실 있는 풍요로운 축제의 장이 되었다.

서울의 북쪽 의정부에서 ‘인코디드’를 못 본 관객이라면, 이번엔 남쪽 수원 화성에서 다시 한번 기회가 있다.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13 수원화성국제연극제’(예술감독 김철리)에서도 제12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공연됐던 ‘인코디드(Encoded)’와 ‘레오(LEO)’가 공연되니 다양한 연극의 세계를 찾아 수원으로 떠나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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