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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류재준 Missa Solemnis,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 이튿날

클래식

by 이화미디어 2023. 9. 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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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류재준 '미사 솔렘니스' 세계초연.     [사진제공 = 국립합창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작곡가 류재준의 <Missa Solemnis(장엄미사)>가 지난 8월 31일 저녁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초연 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2023 국립합창단(예술감독 윤의중) 여름합창축제 이틀간 음악회 둘째날을 장식하며 합창음악과 미사음악의 진가를 실감하게 해주었다.

 

국립합창단이 첫째날인 8월 30일 대작합창곡 칼 오르프(Carl Orff)의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를 성공적으로 선사하며 윤의중 예술감독이 “앵콜은 내일!”이라고 소개한 바, 국립합창단의 위촉으로 작곡에 박차를 가하며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헌정된 류재준의 작품 <Missa Solemnis>는 흐느낌과 어루만짐, 위로와 축배를 차례로 가진, 그야말로 앵콜의 앵콜다웠다.

 

첫 부분 ‘Kyrie(자비)’가 시작되고, 그 고요하고 나직하게 하행하는 다섯 개의 음이 “Kyrie eleison(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무수히 반복되자 어느덧 깨달을 수 있었다. 일상이 힘들었는데 내가 부족했구나, 내가 더욱 기도하지 않았구나하는 느낌이 왔다.

 

 

국립합창단 류재준 '미사 솔렘니스' 세계초연.&nbsp; &nbsp; &nbsp;[사진제공 = 국립합창단]

 

"Christe eleison(불쌍히 여기소서)" 가사부터는 얽히고 설키며 한 가사로 주께 간구하는 처연함과 숙연함, 열망이 소프라노 이명주, 알토 김정미, 테너 국윤종, 베이스바리톤 김재일의 4중창과 독창과 더불어 깊숙해졌다. 이것은 기도다. 하나의 가사를 되뇌이고 읊조리며 그 음률에 모든 감정과 염원이 실려 있었다.

 

초연 현장에서 우리가 함께 이 곡과 함께 기도드렸음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기도드렸다고 글로 설명하기가 참 불가능하다. 공연장에서의 강렬했던 당시의 느낌은 유튜브 생중계와는 또 다르고, 음표를 통한 곡 분석을 한들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런 말은 할 수 있다. ‘Credo(고백)’ 시작에서는 낮은 금관으로 분위기를 잡고, 바리톤베이스와 남성합창으로 나지막하게 시작하며 신앙고백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사도신경의 마지막에 쭉 뻗는 금관악기와 힘찬 현악기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솔로 4중창과 국립합창단, 시흥시립합창단의 일치단결된 “아~멘” 앞에서 그 누가 세상의 근심과 고통을 떠올릴 수 있을까 싶다.

 

‘Sanctus (거룩)'에서 왜 그 유명한 하바네라저음이 깔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의 솔로시작음은 첫 다섯 음이 하바네라 윗 멜로디와 아예 같은데, 생각해보니 이 미사곡의 첫 시작다섯음의 반음계가 하바네라의 하행멜로디와도 닮아있구나. 무언가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이 신비롭게, 하늘과 땅이 열리는 느낌을 주었다. ‘Agnus Dei(그의 어린양)’ 시작은 오케스트라 솔로가 달빛 아래서 노래하는 것 같았다.

 

다시 생각하니 유튜브 링크가 없었으면, 그날 드렸던 음악의 기도를 어떻게 이렇게 되짚었을지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건 베토벤도, 모차르트도, 베를리오즈도 썼던 ‘장엄미사’를 류재준도 썼고, 탁계석 평론가는 “우리도 장엄미사 보유국이 되었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80분 대곡을 함께 듣고 왜 감상자인 내가 세상을 다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이미 유럽에서 먼저 활동하고 온 류재준이다.  2017년 자신이 림프종을 진단받은 상황에서 이 곡을 착상하고, 이후 코로나와 세계 곳곳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자식들을 낳고 잃은 어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7년만에 이 곡을 완성하여 헌정했다. 류재준의 <Missa Solemnis>가 유럽과 전세계에서도 이날 초연 때처럼 많은 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용기를 줄 것이다. 

 

 


mazlae@hanmail.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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