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O한국창작음악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참여

미래가 기억할 오늘의 한국음악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와 한국창작음악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창작음악제인 ARKO한국창작음악제에 원일감독(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공모에 선정된 곡의 연주로 참여한다.

국악부문 연주회는 2021년 2월 3일(수)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구. 경기도립국악단)는 창단 이래 최초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게 된다.

 

이날 개최되는 제12회 ARKO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 연주회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의 공모로 접수된 작품 중,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정된 5작품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작품 공모는 역대 최다(最多) 숫자를 기록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체사진(by나승열)

공모를 통해 선정되어 연주되는 작품은 박영란의 가야금 협주곡 '터널의 끝을 향해...Ⅱ', 박준상의 대금과 국악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만파식적', 손성국의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울돌목', 송정의 피리와 Handpan을 위한 국악관현악 '이음', 이재준의 25현 가야금 이중협주곡 '별똥별'이다. 선정된 작품들은 모두 국악관현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작품들이다.

다섯 작품들은 모두 협주곡으로, 해금 서은영, 대금 백다솜, 박수빈, 피리 김철, Handpan 이경구, 가야금 김보경, 박소희가 협연으로 참여하며, 경기시나위오케스트가 연주, 지휘는 원일감독이 맡는다.

지휘_원일(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이번 연주회에서 지휘를 맡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원일 감독은 “이번 연주회는 이 시대의 한국 작곡가, 새로운 작곡가를 소개하는 중요한 창구이며 동시대 한국창작음악의 시대정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방해 온 음악축제다. 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예약하여야 관람이 가능하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TV(tv.naver.com/arko) ARKO채널에서 온라인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다.

■ 개요

- 공 연 명 : 제12회 ARKO한국창작음악제

- 공연일시 : 2021. 2. 3.(수) 19:30 / 1회

- 주최주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출 연 : 원일 예술감독,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외

- 소요시간 : 120분

- 티켓가격 : 전석초대

- 문 의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031-289-6474~1

- 예 매 : 네이버예약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65843?area=b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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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새날 당당 자료사진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21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음악 축제,

'이음 음악제'를 함께 만들어 갈 청년 연주자 ‘오케스트라 이음’ 단원을 모집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이 선보여 왔던 국악관현악 명곡을 직접 연주할 수 있는 기회,

국악관현악을 사랑하는 청년 연주자 여러분의 많은 지원을 기다린다.


□ 모집분야

공연명

모집분야

모집인원

국립국악관현악단

2021 이음 음악제

'오케스트라 이음'

대금(소금 포함)

○명

피리(특수악기 포함)

○명

해금

○명

가야금

○명

거문고

○명

아쟁

○명

타악

○명

양금

○명

□ 모집 일정- 접수기간 : 2021년 2월 1일(월) ~ 2월 14일(일)

- 영상오디션 : 2021년 2월 18일(목) ~ 2월 19일(금)(예정)

- 선정결과 발표 : 2021년 2월 22일(월)(개별통보 예정)

□ 지원 자격- 대학교 2학년 이상의 국악 전공자

- 1992년 1월 1일 이후 ~ 200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 '이음 음악제-오케스트라 이음' 연습 및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사람

※ 2021년도 대학 신입생 제외

□ 제출 서류 - 오케스트라 이음 단원 지원서

- 3분 내외 독주 동영상(연주곡 : 각 악기별 창작 독주곡 중 자유선택)

- 제출서류 : 이메일(2021_ieum@ntok.go.kr) 접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공지사항에서 지원서를 다운 받아 작성

※지원서 파일명은 ‘2021오케스트라이음_이름’형식으로 제출바란다.

※동영상 파일명은 ‘2021오케스트라이음_이름_독주동영상’형식으로 제출바란다.

 

□ 선정 방법 - 제출 서류 및 연주 동영상 심사

※아래의 내용을 본인의 지원 내용에 맞추어 낭독한 후, 연주해 주시기 바란다.

‘2021년 오케스트라 이음 □□파트 지원자 ○○○입니다.

본 영상은 2021년 2월 ☆☆일에 촬영하였습니다.’

※연주자 본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풀샷 영상 제출

※악보를 보고 연주 가능, 편집 영상은 제출 불가능

□ 활동 내용- 공연명 : 국립국악관현악단 2021 '이음 음악제 - 오케스트라 이음'

- 공연일시 : 2021년 4월 10일(토) 오후 3시

- 공연장소 : 국립극장 하늘극장

- 활동내용 : 활동 기간 내 관현악 연습 및 공연 참여

□ 활동 기간- 오리엔테이션 : 2021년 2월 26일(금) (예정)

- 연습 : 2021년 3월 6월(토) ~ 4월 9일(금)

※ 기간 중 매주 수(오후 7시-9시30분), 토(오후 2시-5시30분) 연습 예정

※ 공연일 기준 2주 전부터(3/28, 4/4) 일요일 오후 연습 추가 예정

※ 진행상황에 따라 파트별 부분연습 추가될 수 있으며, 추후 협의하여 진행 예정

- 공연 : 2021년 4월 10일(토) 오후 3시

상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일정은 별도 공지 예정

□ 참여 혜택- 소정의 공연 참여 사례비 지급

-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과의 워크숍

- '이음 음악제' 공연 관람 및 작곡가와의 만남

- 국립국악관현악단 기념품 제공

- 국립국악관현악단 '이음 음악제-오케스트라 이음' 수료증 발급

(연습 및 공연 참여 완료한 단원에 한함)

□ 공지사항 - 오리엔테이션 불참 시 프로그램 참여가 어렵다.

- 연습 및 공연 참여 시 악기는 개별지참이다.

- 상황에 따라 연습이 추가될 수 있으며, 파트별 추가 연습이 별도 진행될 수 있다.

- 국악관현악은 연주자간 긴밀한 소통과 합주 연습이 중요합니다. 3회 이상 연습에

무단결석한 경우 공연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 공고의 내용은 사업 운영상의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 시 수정 공고를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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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성이 Beat Furrer의 'Phasma for Piano'를 연주하고 있다. 손이 아니라 팔을 눕혀 클러스터 음을 내는 방식이 신기하다.  ⓒ 윤혜성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88개의 피아노 건반 위에서 손이 춤춘다. 그런데 피아니스트 윤혜성의 피아노 위에서는 춤추는 것이 손만이 아니다. 팔목도 춤추고, 타자기도 춤추고, 고무도 춤춘다.

<윤혜성 피아노 독주회>가 지난 1월 26일 저녁 7시 30분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렸다. 윤혜성은 서울예고 졸업, 삼익콩쿨, 한국일보콩쿨, 음연콩쿨에서 모두 1위를 하였으며, 독일 쾰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 현대음악 석사과정, 세계적인 현대 음악 전문단체인 독일 앙상블 모데른의 아카데미(IEMA) 장학생, 칼스루헤 현대음악 국제콩쿨 연주부문 1위 등 국내외 정통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으며 피아노 세계의 확장된 모습을 선보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 윤혜성은 박정은, Witold Lutoslawski, 박명훈, Beat Furrer의 작품을 연주하며 피아노 본연의 연주법이나 음색 뿐 아니라 사물들과의 관계로부터 획득한 음색과 다양한 연주방법을 보여주었다.

첫 순서는 박정은의 <"몸짓들"을 위한 피아노>(2021, 세계초연)은 세 개의 곡으로 구성되었다. 곡 전체적으로 타자기의 딸깍딸깍 움직임과 쉼, 박자, 재질, 리듬, 사유, 들숨, 한숨, 그런 것이 1곡의 첫 피아노 음형과 잔향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전체 곡의 원동력이 되었다. 1곡은 '글쓰기의 몸짓'이었다. 타자기로 글 쓸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쓴 후 아랫칸으로 이동하는 것을 빠른 음형과 쉼, 그리고 이것의 점층적인 반복으로 표현했다.

강렬한 클러스터 음형으로부터 소용돌이치는 아르페지오가 매력적이다. 또한 프리페어드 피아노(피아노 현에 고무, 금속 등 일상물건을 끼워 색다른 음색을 얻는 기법)의 저음에서 고무 낀 음색이 좋았다. 중간부에는 피아노 위에 타자기를 아예 올려놓고 치는데 이것이 첫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일깨워준다. 나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 주변 사람들이 "피아노 치는 것 같아요"하는 말을 듣는데, 이 곡에서도 피아노와 타자기가 동질화되는 과정이 재밌었다.

2곡은 '음악을 듣는 몸짓에 대하여'였고, 3곡 '탐구의 몸짓'은 풍선 바람넣는 도구 등 일상물건을 현에 대고 실험하는 모습 등으로 표현했다. 박정은이 빌렘 플루서의 <몸짓들: 현상학 시론>에서 이 곡의 영감을 얻었다면, 나는 그녀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이 곡의 기법도 좋았지만 이러한 접근의 방식이 더 마음에 들었고, 현대음악, 새로운 음향에 대한 감상의 이유가 이 곡으로부터 비로소 느껴졌다. 박정은은 참 대단하다.

두 번째 순서로 Witold Lutoslawski의 <Variation on a Theme by Paganini for 2 Pianos>(1941)는 Jared Redmond가 제2피아노를 연주하며 제1피아노의 윤혜성과 함께 기교와 서정이 충만한 연주를 선보였다. 첫 주제가 이내 한두개씩 불협화음과 3연음부, 32분음표, 꾸밈음 등으로 음폭을 넓히며 매력을 더해갔다. 주제로부터 1, 2 변주가 멋지게 연주되자, 내 앞자리에 앉은 아마도 피아니스트 윤혜성의 제자로 보이는 두 명의 어린이가 "우리 선생님 대단하다!"는 듯한 황홀한 눈길을 서로 주고 받고 있었다.

특히 전환점이 되는 6변주는 제2피아노가 고음 주제음으로 순차 하행하고, 제1피아노는 저음부터 상행하는데 이 느린 잔잔한 화음은, 마치 남녀가 이제야 서로를 알아보는 듯한 뭉클한 감정을 일으켰다. 거울처럼 투명한 7변주, 속주하는 기차 같은 8변주를 지나, 9변주에서 제2피아노는 고음의 강렬한 선율을 연주하고, 10변주는 클러스터와 아르페지오의 익살이 경쾌하다. 대망의 11변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화려한 마천루 같은 위용과 웅장함이 두 피아니스트의 열정과 파워의 연주로 시원하게 마무리 되었다.

 

▲ '윤혜성 피아노 독주회' 포스터. 박정은, Beat Furrer, 박명훈, Witold Lutoslawski의 작품으로 다채로운 현대음악 피아노 음향의 세계를 선보였다.  ⓒ 윤혜성

전반부 마지막은 박명훈의 <雪夜(눈오는 밤) for Piano and Live-electronics>(2021, 세계초연)였다. 프로그램지에 작곡가가 전라북도 완주의 어느 고택에 머물렀을 때의 밤 풍경을 표현한 곡이라고 적혀 있었다. 첫 눈 알갱이 같은 고음 피아노 소리로 시작해 그 뒤 곡선의 '띠용'거리는 전자음향 소리가 뒤따라간다. 저음으로 눈이 겹겹이 쌓이고, 흰 눈은 쌓여 서로를 비추고, 그 속에서 중음역대로 물길이 이동하고 서로 부딪히고 녹는다. 알알이 부서지는 눈의 입자들, 좁은 공간의 울림과 정처없는 헤매임, 이로부터 점점 커지는 공포감과 한편의 경이감이 피아노와 전자음향에서 느껴졌다.

이 곡의 두번째 부분은 쌓인 눈이 쓸려지는 소리를 표현했는데, 이 사포 같은 소리가 특히 청량감을 주며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피아노의 저음과 고음이 대비되며 빠른 속도로 무너져내린다. 소리 자체의 물리적인 속성이 잘 분석되어 논리적으로 구조화되니 그리려던 형상과 잘 맞아떨어져 감성적인 정취가 있었다. 이게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술 먹고 해장한 느낌이랄까? 현대음악이 연구하는 음악이지만 소리 자체만을 위한 음악, 골방에 갇힌 음악이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들 작곡가들의 연구와 그로부터의 해소는 그 어느 해갈보다도 크다. 

인터미션 후 Beat Furrer의 작품이라 기대를 하며 2부 시작을 기다렸다. 곧 윤혜성이 다시 무대에 등장해 인사를 했다. 불현듯 의상컨셉이 뭘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는데, 그 검은 시스루 블라우스의 양쪽 팔을 가로로 길게 눕혀 건반을 팔 안쪽으로 살며시 누르면서 악보를 올려다 본다. Beat Furrer의 <Phasma for Piano>(2002, 한국초연)가 시작된 것이다.

팔을 눕혀 건반을 치기 위해 허리를 숙인 자세가 흡사 윗사람에게 조아리거나 절하는 자세 비슷했는데 이렇게 피아노를 우러러 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런 자세가 그 클러스터음을 치는 동안 계속되는데, 피아노를 이렇게 계속 치나 궁금해졌다. 그 자세는, 즉 팔로 치는 클러스터 음은 앞 2분여 정도 계속되었다.

Phasma는 '유령, 귀신'이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그 클러스터음이 유령이었을까. 작곡가는 고속열차 주행 중에 창밖을 내다볼 때 먼 물체는 고정되고, 가까운 물체는 빠르게 지나가는 그 대비를 표현했다고 한다. 피아노 현에는 고무를 댄 것 같은 음색도 나고, 피아노 현을 연주하기도 한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빠른 스케일로 상행, 마지막엔 계속 피아노의 제일 높은 C 음을 "도,도,도..." 하고 치고 갑자기 양손 팔로 '쾅' 하고 격렬하게 친 후 다시 앞부분처럼 반복한다.

내가 쉼표와 간헐적인 음표의 앙상블 연주 때에 쉼표와 음표 사이에 악기 주자간 느낌 연결이 잘 안되더라는 글을 일전에 쓴 적이 있다. 곡 후반부에는 이런 간헐적인 음의 연주가 있었다. 윤혜성의 음표와 쉼표는 안 지루하고 오히려 사유감이 느껴졌다. 스포르찬도의 고음 후 중음역대의 음이 페달로 지속되고, 마무리로 동시에 저음과 고음 스타카토를 하는 형태의 연결이 점점 반음씩 올라간다. 어디를 향해 달려갈까, 어느 음까지 올라가나 궁금하며 이제야 권태롭고 위태롭다고 느끼는 그 순간, 왼손과 오른손이 고음부에서 강렬히 겹치며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당신은 들을 준비가 되었는가? 현대음악 연주회는 이렇게나 다채롭게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이 날도 우리 빼놓을 수 없는 코로나 중 두 자리 띄어앉기의 현실이 슬펐다. 하지만 이 날 <윤혜성 피아노 독주회>에는 새해가 되어 한 살 더 먹어서도 두 자리 건너의 서로를 듣고, 현대음악 전문 연주자 윤혜성이 각별히 마련한 새로운 현대음악에 준비된 사람들이 모였다. 이렇게 2021년에도 모든 움직임과 음의 이동은 계속된다. 모든 것에 음이 있고, 어떤 것도 당신을 움직일 수 있다. 당신만 열려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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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츠국악(Let's Gugak)_판소리 편 중 일부장면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외국인 대상 전통공연예술 온라인 강의 영상 ‘레츠 국악(Let’s Gugak)’을 2021년 1월 21일부터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국립극장 ‘외국인 국악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영상에 담은 콘텐츠로, 한국 전통공연예술을 친근하게 배울 수 있다.

국립극장 ‘외국인 국악아카데미’는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전통공연예술을 직접 익히면서 그 속에 담긴 정서를 느끼고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3년 신설 이후, 매년 100여 명의 외국인 수강생이 참여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기존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면 강의를 진행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레츠 국악(Let’s Gugak)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처음 선보이게 됐다.

‘레츠 국악(Let’s Gugak)’ 중 ‘사물장구’ 편 일부 장면-1
‘판소리’ 편 일부 장면
‘레츠 국악(Let’s Gugak)’ 중 ‘사물장구’ 편 일부 장면-2
‘한국무용’ 편 일부 장면

‘레츠 국악(Let’s Gugak)’은 사물장구‧판소리‧한국무용 총 3개 분야의 교육 영상을 매주 1편씩 공개한다.

첫 번째 주제는 ‘사물장구’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 연제호가 1월 21일부터 사물놀이의 개념, 장구채 잡는 법, 간단한 장단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쉽고 친근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2월 10일에는 ‘판소리’를 주제로 한 강의 영상이 공개된다.

소리꾼 문수현이 강사로 참여하며, ‘외국인 국악아카데미’ 이전 수강생들이 학습도우미로 출연해 그동안 갈고닦은 판소리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3월 4일 공개하는 ‘한국무용’ 강의 영상은 댄스앤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이자 무용수인 유화정이 강사로 나선다.

분야별로 3편씩 선보이는 이번 영상은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어 자막을 제공한다.
■ 강사 프로필

 

사물장구 강사┃연제호

중앙대학교 국악과 학사 및 동대학원 한국음악학 석사 졸업

국립국악관현악단 타악 부수석 단원

중앙대학교⸱동국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출강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

2010 창작국악 경연대회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월드뮤직상

     
 

판소리 강사┃문수현

중앙대학교 국악과 학사 및 동대학원 한국음악학 석사 졸업

2018 국립국악원 해외국악문화학교 파견강사

2002 국악협회 전국대회 입상

2000 전국남도민요경창대회 최우수상

     
 

한국무용 강사┃유화정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학사, 동대학원 무용과 석사 및 무용학 박사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이론전공 초빙 교수

댄스앤미디어연구소 연구원

박병천류 전통춤보존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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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대립과 조화 콘체르토 포스터

◈ 국악관현악,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 함께 완성하는 ‘콘체르토’

- 피아노‧아쟁‧대금‧첼로‧오르간, 다양한 악기와 국악관현악과 만나다

◈ 국악과 클래식 음악, 각 분야 최고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무대

- 우리 시대 최고의 아쟁 명인 김일구, 대금 창작 음악의 선두주자 김정승

- 개성파 피아니스트 임현정,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신예 첼리스트 홍진호

- 세계 최초 국악관현악 오르간 협주곡에 이은 두 번째 도전,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공연

- 지난 2년간 롯데콘서트홀에서 축적한 음향적 노하우 속 새로운 시도

 

공 연 명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Ⅲ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

일 시

2021년 1월 27일(수) 오후 7시 30분

장 소

롯데콘서트홀

주요 제작진

예술감독‧지휘

김성진

위촉작곡

김성기,

토머스 오즈번(Thomas Osborne)

작곡

김창환, 박범훈, 이영자

출 연

국립국악관현악단

협 연

아쟁 김일구, 대금 김정승, 오르간 신동일,

피아노 임현정, 첼로 홍진호

관 람 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관람 연령

8세 이상 관람가

소요 시간

110분(중간휴식 포함)

문의 및 예매

국립극장 02-2280-4114

www.ntok.go.kr *예매수수료 없음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김성진)은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를 1월 27일(수)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국악관현악이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악기와 빚어내는 다채로운 매력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공연은 국악관현악곡을 시작으로 피아노·아쟁·오르간 독주 협주곡과 대금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까지 각기 다른 네 개의 개성 넘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콘체르토(concerto)’는 일반적으로 관현악과 독주악기가 합주하는 음악형식인 ‘협주곡’을 의미한다. 그 어원은 ‘경쟁하다’ ‘협력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콘케르타레(concertare)’로 협주곡의 가장 큰 매력은 팽팽한 긴장 속에 이어지는 관현악과 독주 악기 간의 대립 그리고 조화라 할 수 있다. 또한 각 곡의 관현악과 악기 간 대립과 조화 외에도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동·서양 악기, 세대, 종교까지 보다 다양한 요소를 비교 감상하는 재미도 더하고 있다.

1부를 여는 작곡가 김창환의 국악관현악 ‘취吹하고 타打하다’(2019) 2019년 ‘3분 관현악’에서 위촉 초연되어 호평받은 곡이다. 이어서 피아노와 아쟁이라는 동·서양 악기, 그리고 이번 공연의 최연소와 최고령 협연자의 연주를 비교·감상 할 수 있는 협주곡 레퍼토리 두 곡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여성작곡가회 명예회장이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작곡가 이영자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Ⅱ ‘닻을 내리며’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1997년 초연한 작곡가 박범훈의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이다. 협연에는 각각 젊은 개성파 피아니스트 임현정(1986)과 아쟁을 비롯한 판소리·가야금·거문고 등 전통음악 전반에서 일가를 이룬 우리 시대 최고의 예인 김일구(1940)가 나섰다.

2부는 위촉 초연곡의 무대로 하와이대학교 작곡 및 이론 교수로 재직 중인 토머스 오즈번 작곡의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하늘을 향한 노래(Singing To The Sky)’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명예교수인 김성기 작곡의 오르간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삽화 속에’를 선보인다.

첫 곡은 한국의 무속음악에서 두 번째 곡은 코랄과 그레고리안 성가 등 서양 합창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전혀 다른 색채의 두 곡을 감상할 수 있다. 첫 곡의 협연자로는 대금 연주자 김정승과 첼리스트 홍진호가 나서며 오르간 협주곡은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이 협연한다. 지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김성진이 맡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2년 간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이어오며 관현악 편성을 이루는 국악기의 음색과 음역대의 조화를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다. 공연은 이렇게 축적된 악단의 음향적 노하우와 이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가 빚어내는 독주 악기의 화려한 기교가 만나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대립과 조화의 향연이 될 것이다.

국악관현악 협주곡의 고전 레퍼토리부터 새로운 시도를 담은 위촉 작품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국악관현악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16일 온라인 관객아카데미 ‘처음 만나는 콘체르토’ 영상을 국립극장과 국립국악관현악단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김일구의 아쟁 독주 산조와 임현정의 피아노 연주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두 칸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 공연 자세히 보기

끊임없는 음악적 도전과 실험,

국악관현악 협주곡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다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는 국악기와 서양악기 각각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협주곡과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이중 협주곡을 통해 악기별로 국악관현악과 이루는 음색의 조화를 느껴볼 수 있다. 또한 1997년에 작곡된 고전 레퍼토리 작품부터 이번 공연에서 초연되는 작품을 통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국악관현악 협주곡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국악을 전공한 작곡가와 서양음악을 전공한 작곡가가 국악관현악과 독주 악기에 협주곡이라는 양식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협연자가 각자의 작품을 풀어가며 어떻게 국악관현악단과 대립과 조화를 이루는지 감상하는 재미가 풍성한 공연이 될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협주곡 형식에 주목한 기획을 선보인 것은 창단초기 ‘한중일 개량악기를 위한 협주곡의 밤’(1995)과 ‘중국 악기를 위한 협주곡의 밤’(1997)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창작음악회 – 협주동화’(2007)는 4명의 작곡가에게 위촉한 작품이 우연히 모두 협주곡으로 완성된 공연이었으며 ‘협주곡의 밤’ 시리즈(2006-2011)는 젊은 연주자에게 기회를 주기위한 공연으로 기획의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다.

기획 단계부터 국악관현악 협주곡 형식이 주는 음악적 가치와 의미에 주목한 공연은 실로 약 25년 만이다. 과거 독주나 실내악 위주로 연주되던 한국악기의 개량과 발전, 국악관현악의 음악적 실험을 위해 한·중·일 삼국의 다양한 악기와 협주곡 시리즈를 시도했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여 년이 지난 현재 국악기와 다양한 서양 악기와의 대립과 조화를 실험해 그 음악적 영역을 더욱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은 서곡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을 협주곡으로만 채웠다. 이번 공연은 협주곡이라는 형식에서 독주 악기와 국악관현악 간의 대립과 조화 외에도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장르·시대·작곡가·협연자 등 보다 확장된 의미의 대비적인 요소를 직관적으로 체감하고 감상의 재미를 배가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1부에서 연주되는 두 작품은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국악관현악 협주곡의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러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Ⅱ ‘닻을 내리며’는 일반적인 서양관현악 협주곡과 같이 ‘Moderato – 한오백년 사자는데 – Vif et Animee’ 3악장으로 구성됐고,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은 아쟁산조의 장단 ‘진양 – 중모리 – 중중모리 – 자진모리’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차이점을 보인다. 또한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 공연의 출연진 중 최연소(1986)인 임현정의 새로운 해석이 담긴 연주와 최고령(1940)인 김일구의 원숙미가 농익은 연주가 대비된다.

2부는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한 두 작품을 통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전통이라는 시대적 경계와 한국이라는 지역적 경계, 국악이라는 장르적 경계를 넘어 현재는 물론 미래의 음악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냈다. 두 작품은 우연히도 모두 종교적인 색채를 담고 있다.

서양의 작곡가 토머스 오즈번은 한국 무속음악의 굿 장단을, 한국의 작곡가 김성기는 코랄과 그레고리오 성가를 소재로 삼았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도 두 작품은 공통점을 지닌다. 대금과 첼로 협주곡은 대금 비트박스를 포함한 새로운 연주기법을, 파이프 오르간 협주곡은 5,000여 개의 파이프를 통해 68가지의 소리를 구현하는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조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 5인의 무대

다시없을 풍성하고 다채로운 협주곡의 향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독주자의 능력에 따라 음악적 완성도에 큰 편차를 보이는 협주곡의 특성을 고려하여, 국악계와 클래식계 최고의 연주자로 협연진을 구성했다. 국악기 협연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만든 당사자인 명인 김일구와 우리나라 대표 대금 연주자 김정승이 맡았다.

서양악기인 파이프 오르간은 롯데콘서트홀 개관 당시 극장에 설치된 오르간을 최초로 연주하기도 한 신동일이 맡았다. 피아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이끌어낸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첼로는 클래식 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첼리스트 홍진호가 맡아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들과 함께 선보일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는 국악관현악을 접해보지 않았더라도 이들 연주자들의 연주를 보는 것 만으로도 그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좀 더 쉽게 국악관현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2004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위촉 초연된 이영자 작곡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Ⅱ ‘닻을 내리며’(2004)는 인생을 긴 항해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다. 망망대해로 떠나는 희망찬 청춘부터 인생의 슬픔과 고뇌를 지나 황혼에 도달하여 축복의 닻을 내리는 일련의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곡가
이영자는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후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유학한 한국 첫 해외유학파 여성 작곡가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20여년 간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여성작곡가회를 설립해 여성 작곡가 위상 정립과 후배 양성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한국여성작곡가회 명예회장이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녀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는 2012년 ‘新, 들림’에서 ‘하늘과 땅 사이 산과 바다 흐르고 그 안에 너와나 축복이네’를 위촉 초연한 바 있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EMI에서 최연소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으며, 이 음반으로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 1위와 아이튠스 클래식 차트 1위를 하는 등 클래식계 전후무후한 기록을 세우며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전세계를 무대로 폭넓고 왕성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티스트다.

국악관현악단과의 첫 협연 무대를 앞두고 작곡가의 자필 악보를 보며 작품을 분석하고 작곡가에게 별도 미팅을 제안하여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등 공연 준비에 열의를 불태우고 있어 임현정표 ‘닻을 내리며’ 탄생에 기대를 모은다.

작곡가 박범훈이 1997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제11회 정기연주회를 위해 작곡한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산조가 가지고 있는 남도 음악적 특징과 선율을 국악관현악과 조화롭게 엮어낸 작품이다. 박범훈은 한국 음악계의 거장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초대 단장을 지낸 바 있으며, 현재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원장과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쟁 협연자 김일구 명인은 공대일 명창에게서 ‘흥부가’를 장월중선에게 아쟁산조를, 원옥화에게는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배웠으며 박봉술 명창에게 ‘적벽가’를 전수받아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전수교육조교로 활동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예인이다.

그의 예술적인 세계를 반영하듯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말하듯이 연주되는 가락이 마치 판소리의 눈대목과 같이 구분되어지며 기승전결이 분명하며 박력이 넘치고 호탕함이 두드러지는 변화무쌍한 음색, 고난이도의 연주 기술이 요구되는 것이 특징이다.

2015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주년 기념 ‘마스터피스’ 공연 이후 6년 만의 협연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중모리와 중중모리 장단 사이 김일구 명인이 독주 가락을 새롭게 추가하여, 아쟁 산조의 음악적 울림을 더욱 깊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이 선보일 수 있는 위촉 초연작

새로운 기법으로 새로운 음악을 완성하다

굿이 연행되는 순서에서 착안하여 작품을 총 일곱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그려낸 토머스 오즈번의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하늘을 향한 노래(Singing To The Sky)’는 동해안별신굿에서 사용되는 푸너리와 드렁갱이 장단을 사용했다. 두 협연자는 작품 속에서 무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타악 연주도 하게 된다.

대금은 플루티스트 그레그 파티요(Greg Pattillo)가 체계화한 비트박스 연주 기법을 구현하는데 본 작품의 협연자인 김정승이 현대 대금 연주법으로 고안하여 사용하는 기법이다. 첼리스트는 손이나 손가락으로 악기를 치되 타점을 달리하여 높이가 다른 음을 연주하며 타악 연주를 겸하게 된다. 작곡가 토머스 오즈번은 하와이대학교 작곡 및 이론 교수로 하와이대학교 현대음악 앙상블의 감독이자 현대음악 지휘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12년 1년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한국 악기와 음악을 배우고 이후 다양한 작품을 작곡해왔으며, 2016년 ‘무위자연’ 공연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위촉으로 국악관현악 ‘하루(Haru)’를 초연했다.
협연자 김정승은 현대음악의 연주와 해석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대금 연주자로 앞서 언급한 대금 비트박스 외에도 12음 연주를 위한 운지법, 다음(多音) 주법, 트릴과 트레몰로를 위한 확장된 운지법, 순환호흡법 등의 현대 대금 연주법을 고안했으며, 한국현대음악앙상블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첼리스트 홍진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후 도독하여 뷔어츠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국내외 다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 출연, 그룹 호피폴라 멤버로 우승한 뒤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는 한편 클래식 음악가로서의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할 김성기 작곡가의 오르간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삽화 속에’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삽화처럼 새겨진 선율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작품의 주요 동기는 한국의 전통 가락과 개신교교회의 찬송가인 코랄,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단선율 전례(典禮)성가인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가져왔다.

전체적으로 느린 움직임에서 시작되어 점차 생동감 있게 진행되고 승화된 종결구로 끝맺는 구도이다. 작곡가 김성기는 2002년부터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실내악곡을 작곡·연주하는 화음쳄버오케스트라 ‘화음프로젝트’ 구성단계부터 참여하여 16여곡을 발표하는 등 중심에서 활동해왔다.

2012년 작곡한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미제레레(Miserere)’에서 국악관현악과 첼로 각각 고유한 음색의 교류와 결합을 성공리에 이루어내었다 평가받은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국악관현악과 파이프 오르간이 흥미로운 대비와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신년음악회’에서 세계 최초로 국악관현악과 파이프 오르간을 위한 협주곡 ‘천지사이’를 함께 선보였던 신동일 오르가니스트는 이번 연주에도 함께한다.

제20회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콩쿠르 대상을 포함한 다수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수상한 대한민국 대표 오르가니스트다. 그는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서양 음악의 화성감이 대립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라며, “지극히 서양적인 악기인 파이프 오르간의 주재료인 그레고리오 성가와 우리 민요의 선율이 고루 사용됐는데 어떤 부분에선 구분이 잘 안 될 정도로 서로 잘 녹아들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온라인 관객아카데미 ‘처음 만나는 콘체르토’

협주곡 속 독주 솔로를 미리 만나는 특별한 기회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관현악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공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관객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격格, 한국의 멋’ ‘2020 마스터피스 : 정치용’과 같이 레퍼토리로 구성된 공연에서는 기존 공연의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여 관현악 총보를 보며 연주음원을 감상하는 ‘청음회’를 진행했다.

작곡가가 직접 작곡 의도와 감상 포인트를 설명하며 이해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위촉 초연 작품으로 구성된 ‘국악관현악과 한국 합창 : 시조 칸타타’ 공연에서는 작품의 일부를 먼저 선보이는 시연회 형태로 아카데미를 선보였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테너, 정가 솔리스트가 작품의 일부를 선보이는 형태로 작곡가의 해설이 곁들여져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한편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의 관객 아카데미는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협주곡으로 구성된 공연의 특성을 반영하여 새로운 형태의 관객아카데미 ‘처음 만나는 콘체르토’를 지난 16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으며 공연이 예정된 1월 27일(수) 오후 7시 30분까지 국립극장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

아쟁 명인 김일구와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출연해 27일 공연에서 연주할 작품의 독주 부분을 각자 선보였으며 연주 이후에는 음악평론가 송현민과 함께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 프로그램

김창환

‘취(吹)하고 타(打)하다’

2019 국립국악관현악단

위촉 초연, 수정 연주

이영자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Ⅱ

‘닻을 내리며’

피아노 임현정

2004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위촉 초연

박범훈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위한 협주곡

아쟁 김일구, 장구 이태백

1997 국립국악관현악단

위촉 초연

토머스 오즈번

(Thomas Osborne)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하늘을 향한 노래(Singing to the sky)’

대금 김정승, 첼로 홍진호

위촉 초연

김성기

오르간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삽화 속에’

오르간 신동일

위촉 초연

※ 프로그램과 연주순서는 악단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음

■ 주요 제작진 및 출연진 소개

 

지휘·예술감독김성진

제7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오케스트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김성진은 세계 각국의 국립단체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섬세한 지휘를 인정받았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청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서울시청소년국악단 단장을 역임하는 등 국악 연주 단체의 총괄 운영 및 지휘 경험이 풍부한 리더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써왔다.

     
 

위촉 작곡김성기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하며 파리에꼴노르말음악원과 파리고등음악원을 졸업했다. 동아음악콩쿠르 작곡부문, 창악회 작곡콩쿨, 예음상, 대한민국 작곡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시립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작곡도를 양성하는 한편 미술작품을 모티브로 실내악곡을 작곡, 연주하는 화음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국악관현악을 위한 ‘소묘’ ‘소리노리’,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미제레레(Miserere)’ 등을 작곡했다.

     
 

위촉 작곡토머스 오즈번(Thomas Osborne)

동서양 음악계 모두를 매혹시키는 작곡가로 지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사운드의 곡을 써왔다. 인디애나주립대학 학사, 라이스음악대학 석사, USC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하와이대학교 작곡 및 이론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와이대학교 현대음악 앙상블의 감독으로 북미는 물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동시대 음악을 정기적으로 연주해왔다. 2012년에는 풀브라이트 펠로우십 수석 연구원으로 1년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국악기를 위한 많은 곡을 써왔으며, 2016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위촉으로 ‘하루(Haru)’를 썼다.

     
 

아쟁 협연┃김일구

김일구 명인은 공대일 명창에게서 ‘흥부가’를 장월중선에게 아쟁산조를, 원옥화에게는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를 배웠다. 이후 박봉술 명창을 찾아 ‘적벽가’를 배우며 피나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명창의 반열에 오른 그는 소리뿐만 아니라 아쟁과 가야금 연주에도 능하다. 1979년 전주대사습놀이 기악부 장원에 이어 1983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받았고, 뛰어난 소리 기량을 인정받아 199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됐다.

     
 

대금 협연┃김정승

12음 연주를 위한 운지법과 다음(多音)주법, 트릴과 트레몰로를 위한 확장된 운지법, 순환호흡법, 대금 비트박스 등의 다양한 대금 연주법을 연구해온 연주자로, 국내외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져왔다. 2009년 KBS국악대상 관악상,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초대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르간 협연┃신동일

11세에 부산시향과의 피아노 협연 무대로 데뷔, 13세에 오르간을 시작했다. 연세대 음대, 리용고등음악원, 파리고등음악원, 보스턴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제20회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콩쿠르 대상을 포함한 다수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수상했다. 세계 각지의 초청을 받아 연주 활동을 해온 그는 유연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표현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교회 음악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오르간음악의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아노 협연┃임현정

12세에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콩피에뉴음악원·루앙음악원에서 공부했다. 이후 파리고등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하여 앙리 바르다에게 배웠고 최고 점수로 졸업했다. EMI클래식과 계약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으며, 2012년 발매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을 통해 특유의 본능적이고 자유로운 연주로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2014년엔 라벨과 스크랴빈 음반을 동 레이블에서 발매했다. 2016년 출판사 알방 미셸에서 에세이 ‘침묵의 소리’를 출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첼로 협연┃홍진호

서울대학교 졸업 후 독일 뷔어츠부르크 음대에서 석사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쳤다. 서울바로크합주단 콩쿠르 1위, 독일 뷔어츠부르크 멘델스존 콩쿠르 1위, 프랑스 보르도 콩쿠르 특별상 국내외 다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JTBC ‘슈퍼밴드’에서 우승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2015 국립국악관현악단 마스터피스 아쟁협연 김일구

■ 국립국악관현악단

1995년 창단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동시대의 음악을 창작하고, 수준 높은 음악으로 전 세계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는 연주 단체다.

유구한 역사 속 개발되고 전승되어온 한국 고유의 악기로 편성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내외 저명한 작곡가 및 지휘자들을 영입해 60여 명의 전속 연주자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통 음악의 현대적인 재해석, 한국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은 사운드, 전 세계의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독자적인 레퍼토리로 차별화된 음악회를 기획·개발하여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초대 단장 박범훈, 2대 단장 한상일, 3대 예술감독 최상화, 4대 예술감독 황병기, 5대 예술감독 원일, 6대 예술감독 임재원을 거쳤고, 현재 7대 예술감독 김성진과 함께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고 있다.

국립예술단체다운 품격이 있는 공연,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의 정체성이 담긴 공연을 목표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창작 작업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ewha-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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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SAS 첫날 공연 10분 전, Copter9'를 위해 세계각국 연주자들이 컴퓨터 속 아바타와 함께 대기중이다. 관객을 둘러싼 24개 스피커가 이채롭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20서울공간음향예술 심포지엄 SoSSAS(Symposium on Spatial Sound Arts, Seoul, 예술감독 고병량)이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에서 12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작년을 시작으로 올해2회를 맞는 SoSSAS는 24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자음악, 현대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하고 감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21일 첫째 날 공연에서는 아바타 오케스트라라는 색다른 시도가 눈에 띄었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케루비니와 베토벤 '운명'과 '합창', 그리고 베토벤을 주제로 한 신지수, 이한신, 그리고 박은경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첫 순서 메타버스 아바타 오케스트라의 <Copter9>는 게임 같은 영상으로 사인파 소리들의 움직임과 의미를 재밌게 표현해 인상적이었다. Tina Pearson이 작곡하고 Andreas Muller가 애니메이션을 한 2008년 작 <PwRHm>을 Leif Inge가 헬리콥터가 개입하는 게임형태로 2020년 탄생시킨 작품이다. 로마 광장 같은 곳에 주인공 아바타까지 여덟 명이 각자의 사운드를 발생시키며 하늘을 날기도 했는데, 각 사운드가 발생할 때 손에 든 공이 이 자주색, 노랑색, 파랑색으로 빛나서 소리의 위치와 모습을 알려준다. 가상공간이므로 세계 각국의 사운드 연주자들이 이 아바타들을 조정하고 합주하여 소리를 서울 플랫폼엘에서 내고 있는 것이 신비로웠다. 
 

'Copter9' 아바타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가운데가 주인공 아바타. 오른쪽 하단이 헬리콥터. 

헬리콥터가 소리공을 들고 있는 아바타들 위치를 조정하면 공연장의 24개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위치가 바뀌었다. 그리고 또 재밌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플라이 컨트롤로 하늘을 날다가 땅에 떨어질 때 아파서 무릎을 터는 장면이었는데, 잠시지만 리얼함과 공감을 주었다. 또한 평소 나는 앰비언트 뮤직 장르처럼 미묘한 소리 변화와 흐름을 추구하는 음악의 의도를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 작품에서 소리 움직임과 서로 간의 결합을 재미나게 이미지로 보게 되니, 앰비언트 뮤직 생각도 나면서 그 장르도 존재 이유가 있고, 그 소리 알갱이 속에서의 다채로운 추구도 의미가 있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두번째 순서는 민정기 지휘에 12인조 팬아시아필하모니아와 혼성4부 중창이었다. 혼신을 다한 연주로 베토벤 운명 교향곡이 표절(?)했을지도 모른다는 동시대 두 작곡가의 곡까지 연주해 주어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깜짝 선물셋트가 되었다(편곡 고병량). 전자음향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루제 드 릴(1760~1836)의 <주술에 대한 찬가>는 힘찬 역동이, 케루비니(1760~1842)의 <판테옹에 부치는 찬가>는 차분함 속의 웅장함이, 베토벤(1770~1827) '운명' 교향곡 1악장 4악장에서는 표절이든 차용이든 모방이든 자신만의 것으로 탄탄하게 재탄생시킨 극복의 집념이 느껴지면서, 올 한해 코로나로 분투했던 우리를 위로하고 달래기에 충분했던 연주였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수많은 음악회에서 울려퍼졌을 12월 17일생 베토벤의 작품이, 이 곳 SoSSAS에서 전자음악 역사까지 연결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Leif Inge '9 비트 늘임'과 박지수 '경관의 위상학'은 베토벤의 인류애가 닿는 미시부터 거시의 영역까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인터미션 때는 공연장 한층 아래 전시를 박지수 작가의 설명으로 감상했다. Leif Inge의 <9 비트 늘임>은 베토벤 9번 교향곡을 24시간으로 늘인(Time Stretch) 작품인데, 이것을 박지수 작가의 <경관의 위상학>이 콜라보레이션 되어 색다른 베토벤을 연출했다. 전시장 왼쪽은 사람 몸 안의 데이터, 즉 미시 세계를 보여주는 붉은색 핏줄과도 같은 모습들, 오른쪽은 머나먼 우주 공간의 행성들, 즉 거시 세계의 푸른빛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쓰이는 광학도구인 거울, 레이저, 렌즈, 그리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 작곡 시기에 새로 도입된 에라르 피아노에 사용된 '아그라프(agraffe, 해머의 일종, 피아노 음역 확대에 기여했다)'를 두어 베토벤 작품의 힘을 형상화했다. 24시간 작품이라 공연 첫날인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가 작품 시간인데, 오후 8시 반 경 전시장에 몇 분 간 서 있으니 9번 교향곡의 1악장인건지 C으뜸 화음이 아주 천천히 몸 속에서부터 꿈틀대어 찬란하게 우주 저 멀리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소리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도입부와도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후반부 또한 다양한 베토벤이었다. 이한신의 트럼본과 더블 베이스를 위한 <두운>은 베토벤 운명 교향곡 1악장 첫 동기'빠빠빠 빰~'의 끝음 Eb을 글리산도, 쥬테 등 특수주법으로 형태를 이탈시키는 재미를 찾는 곡이었다. 트럼본은 세 가지 종류의 뮤트로 음색을 달리해 색다름을 추구하고 있었다. 신지수의 12주자를 위한 <비참한 존재들의 목가>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Pastorale(전원)'의 시작 부분을 모티브로 작곡되었다. 21세기 오염된 환경과 바이러스 공포를 점묘적인 음과 12인조 오케스트라의 넓은 음역을 이용한 클러스터 형태로 음산한 음색의 묘미가 있었다. 이 날 맨 마지막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의 '환희의 송가'까지 야무지게 연주되어, 베토벤을 기리는 이번 SoSSAS의 기획력과 인정넘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민정기 지휘의 12인조 팬아시아필하모니아와 공연장 뒷쪽 2층 혼성4부중창은 혁명가로서 인류애를 음악으로 실천한 베토벤을 잘 느끼게 해주었다. 


둘째 날은 더욱 전자 음악과 공간 음향다운 작품들이었다. 첫 순서의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의 <테크노 잼>은 4/4박자 킥과 베이스라인이 주축을 이루는 라이브 잼 EDM(Electro Dance Music)을 선보이며 이 장르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신예훈의 <나무 그늘 아래>는 오디오비주얼 작품으로 산과 들, 호수 등 자연의 이미지와 가야금, 대금, 아쟁의 선율이 감각적으로 잘 어울렸다. 오예민의 <음악의 섬광> 또한 EDM 스타일의 작품임과 동시에 네트워크로 관객이 사운드 발생과 이미지 움직임에 참여하는 재미를 주었다. 무대 화면 속 정육면체 주변 수많은 색깔 공이 움직이였는데, 만약 체조 경기장 같은데서 다수의 관중이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 호기심이 들었다. 

장대훈 작곡가는 <자각몽>이라는 구체음악을 선보였다. 작곡 당시 폐차 직전의 자신의 차 창문에 Zoom 녹음기로 소리녹음을 하고, 핸드폰 액정이 깨져 있었는데 그 위에 마이크를 올려 바닥에 대어 보기도 하고 두드려도 보면서 여러 질감을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Tape 음악인데도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이 있었고, 2020 SoSSAS를 통틀어 가장 소리의 좌우 Panning 감이 좋았다. 그는 곡 소개 순서에서 “저도 전자음악 작곡가로서 꽤 많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오니 제 장비는 맷돌과도 같았다“며 유머러스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작곡 기법 소개를 할 때 그 '맷돌'이라는 단어가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Illinois 음대에서 공부할 때 스승님이 강조하신 방법이 좌우 패닝이든, 소리를 뒤에서 앞으로 이동시키던 (기타 컴퓨터 플러그인을 사용하지 않고) 항상 Mono Source를 가지고, 하나는 Reverse 시키고 또 다른 것은 볼륨 값의 차등을 두어 여러 트랙, 30트랙 이상으로 수작업으로 공간감을 형성하도록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이나 기존 프로그래밍을 뛰어넘는 그런 장인적인 수작업이 바로 맷돌 아닐까 싶었다. 

자신이 작곡가 안혜윤 선생님의 작품을 연주할 것이라고 정확하게 설명해 준 연주자 최영진이 마치 해나 달 속에 들어간 듯 보인다. 

안혜윤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타악기 연주자 최영진이 직접 악기 설명을 해주고 연주가 시작되었다. 무대 앞과 옆에 '지고'와 티벳종, 무종 등 금속성 악기의 작고 영롱한 울림, 그리고 무대 맨 중앙 뒷편에 한지로 만든 큰 종이북 '지고'의 크고 웅장한 울림이 서로 대비되었다. 이 소리들이 컴퓨터 알고리듬 확성을 통해 스피커로 들려오며 미학적인 소리움직임을 선사했다.

타악주자가 악기 사이를 움직일 때 춤추듯 움직여 쉼표의 구간도 역동과 흥을 주었는데, 연주 끝나고 물어보니 봉산탈춤 이수자라고 말했다. 악기를 그냥 치우지 않고 관객들에게 "혹시 '지고' 만져보실 분 있으세요?" 라고 해서 나를 포함한 몇 명은 직접 두드려 소리를 내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후반부에는 김종록의 <분할>이 인상적이었다. 작품 연주전에 자신을 작곡가도 연주자도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이 작품에서는 음악보다는 인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큰 세모꼴로 무대 앞(플루트)과 관객석 중앙 옆(대금), 관객석 뒤(대금)에서 그가 악기로 선율이랄 것도 없는 숨소리나 작은 지속음 정도를 내기만 했는데도, 무척 운치 있었다. 그는 분명 작곡가요 연주자였고 세련되었다. 

 

작품 마지막 장면. 자연을 바라보며 선 작곡가요 연주자인 김종록의 다부진 뒷모습이다. 


왜냐하면 이 삼각형 구도를 그가 유유히 걸어다니며 연주하는데, 무대 앞 스크린에 바이올린 연주자와 대금 주자가 어둑한 수풀 속에서 연주하는 모습(원래 밝은 숲인데, 의도적으로 Black Out했다고 한다), 그리고 관객을 둘러싼 스피커에서 자연의 소리가 최대한 작게 들려오는 상황 자체가 주는 집중력과 신비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이 끝난 후 한 관객이 자세한 곡 설명을 요청했는데 김종록은 "인간의 인식과 기계의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인간은 무엇을 인식하지 못하는지 궁금해서 만든 곡이다"라며 이외의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키티판 얀부알라의 <48개의 감정>은 이모티콘의 얼굴표정 데이터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발생시킨다는 컨셉이 전자음악 연구자 다웠다. 감정 종류가 음성으로 소개되고 화면에 해당 이모티콘이 제시되면 이것이 위치, 색깔 등 데이터에 의해 각각 다양한 소리로 변환되는데, 언젠가 로봇 감정연구 등에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병량의 <감성과 선택 사이의 얽힘>은 국악 현악기인 가야금과 서양 현악기인 하프 소리의 대비적인 소리와 질감을 Time Stretch 기법으로 길게 늘였는데, 중간부에 아주 긴 구간은 왠지 모르게 감성을 자극하였다. 삐에르 졸리베의 <루드비히 XXI>는 베토벤 교향곡 1번과 9번을 조각조각 나누었다. 베토벤의 모습이 24개 스피커를 전후 좌우 사선으로 오가는 모습을 함께하니 베토벤 250년 역사를 탐험한 느낌이었다. 내 옆 관객(오태라 님)은 우주 같고 별 같다고도 했다. 

키티판 얀부알라의 '48개의 감정'. 하트모양 눈의 웃는 표정 이모티콘 데이터가 네모박스에서 처리중이다.  

2020SoSSAS는 이틀 공연을 통해 전자음악과 공간음향과 관련된 다양한 형태와 최근 이슈들을 잘 다뤄주었다. 베토벤 250주년이 이렇게 마감되나 아쉬운 감정이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주의 월, 화요일 올해 2회째의 공간음향심포지엄은 이렇게 특별한 베토벤 산타가 되어 선물을 주고 갔다. 부지불식간에 발전하는 각종 테크놀로지를 예술은 어떻게 활용하고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그저 user가 될 것인지, 기술에 영감을 주고 콜라보를 할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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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Electroacoustique'

클래식 2020. 11. 30. 18:01 Posted by 이화미디어

▲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Electroacoustique' 공연 포스터. ⓒ 일신문화재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25일 오후 730,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일환으로 < Electroacoustique>공연이 진행되었다.

'일신 프리즘 콘서트'는 빛 한줄기가 Prism을 통과하고 굴절해 다양한 빛깔로 펼쳐지듯이, 다양한 현대음악의 스펙트럼을 조망하고자 하는 일신문화재단 기획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날 공연은 전자음악 분야에서 학술적, 예술적으로 활발한 활동과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한양대학교 전자음악연구소(Center for Research of Electro-Acoustic Music and Audio, CREAMA)가 전자음향의 신비롭고 인상적인 연주를 함께했다.

첫 작품은 리처드 듀다스(Richard Dudas)의 < Equisse-in memoriam Jean-Claude Risset >였다. 소리합성의 선구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장 클로드 리쎄(1938~2016)의 대표적 연구인 가산합성(Additive synthesis)이, 피아노의 강렬한 저음에서 파생된 배음렬이 전자음향으로 연결되며 증폭되는 방식으로 의미있게 곡이 진행되었다. 악기음에서 파생되어 전자음향으로 연결되는 것이 굉장히 좋았는데, 중간에는 첫 고동음이 화음으로도 연주되고, 배음렬이 피아노로 직접 연주되기도 했다. 작곡가는 멘토이자 친구, 그리고 컴퓨터음악의 선구자에 대한 영혼의 오마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데, 그 첫 시작의 스케치인 이번 작품의 강렬한 소리이미지가 앞으로 어떻게 커갈지도 기대된다. (피아노 연주: Jared Redmond)

다음순서는 피에르 조돌로프스키(Pierre Jodlowski)의 작품 네 개였다. < Dialog/No Dialog(대화/대화없음) >는 플루트와 전자음향간의 대화가 재미있었다. 처음 전자음향에서 "Écoute(여보세요)~"로 시작해 여러 불어대사의 변조음들이 진행된 후 플루트 연주가 이어진다. 연주자가 발 아래의 페달을 직접 밟아서 미디신호를 보내어 전자음향을 변화시키면서, 이 음향을 배경으로 플루트가 플라터 텅잉, 오버블로잉 등 주법으로 전자음향과 비슷한 느낌으로 재잘거린다. 후반부 베이스플루트로 바꿔 불면서는 전자음향에서 대답을 해주던 앞부분과는 달리 서서히 응답이 사라져간다. (플루트 연주: 윤혜리)

▲   Pierre Jodlowski 'Respire'의 한장면. ⓒ Pierre Jodlowski

다음은 조들로프스키의 피아노 작품 색깔 시리즈 < Serie blanche(흰색 시리즈) >였다. 앞 부분은 고음 투명한 간헐적인 피아노 연주에 전자음향 딜레이가 반복되어 미니멀한 분위기였고, 중간 이후는 전자음향에서 드럼소리가 날 때 피아노도 비슷한 리듬을 세게 연주하니, 피아노가 드럼을 치는 것 같은 효과가 났다(피아노 연주: 임수연). 이어 < Serie noire(검정시리즈) >는 첫 독어의 말하는 도입 후, 톤 클러스터 도입이 격렬하다. 빠른 아르페지오와 클러스터와 전자음향의 독어대사들이 섞여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낸다. (피아노 연주: 임수연)

조들로프스키의 < Respire(숨쉬다, 한숨 돌리다) >는 영상작품으로, 오늘 공연에 포인트를 주며 제목처럼 머리를 식히며 한숨 돌리는 시간이 되었다. 톱니파에 하이햇 심벌의 비트같은 음악이 깔리고, 영상 속 흰색 배경에 흰색 속옷을 입은 남녀들이 서 있다. 10-20초 가량 몸 관절 곳곳을 움직이며 느리게 춤을 추면 "one, two, three, four" 숫자 세는 소리가 들리고 이들이 멈추는 것을 수차례 반복한다. 마치 우리나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것 같은데, 이러는 동안 아주 느렸던 춤도 점차 빨라지고, 화면도 처음엔 몸만 비추었는데 중간엔 얼굴까지 전체모습도 보이고, 이들 7-8명 무용수를 각도별로 찍은 영상이 겹쳐 수십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서로 잘 어울렸다.

마지막은 조지 크럼(George Crumb)의 < Vox Balaenae(고래의 소리) >였다. 크럼은 악기에서 새로운 음향을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향유고래의 울음소리를 차용했다. 피아노 저음은 먼 바다의 물결을, 첼로의 긴 글리산도는 끼룩거리는 갈매기 울음소리를, 플루트의 선율과 숨소리가 목동이 고래를 부르는 소리를 표현한 것 같다. 연주자들이 검은 가면을 쓰니 더 음산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처음에 플루트가 바람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저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는 건반이 아니라 현 위에서 연주하는 등 새로운 음향들이 두텁지 않았고, 신비로운 정서와 그리움을 표현했다. (피아노: 정선인 플루트: 이지영, 첼로: 오주은)

한편 일신 프리즘콘서트의 다음 공연으로 12월 2일 수요일 저녁7시 30분에 '2020일신작곡상'으로 김택수, 박선영, 모리스 라벨의 작품이 유지홍, 김범, 길희정, 윤혜성의 연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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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승혁 작곡가의 '짧아짐'은 영상과 음악에서 딜레이(시간지연) 간격이 점차 짧아짐을 응용한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 박순영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클라리네티스트 김건주의 클라리넷과 전자음향을 위한 창작음악 시리즈 공연인 < ELECTRONICA-IV >가 지난 19일 삼성동 플랫폼엘에서 열렸다.

'Superimposition'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작곡가 여섯 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각 순서 전에 작곡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ELECTRONICA 공연을 응원하는 영상이 나와 작품과 공연에 대해 이해하기 좋았다.

첫 번째 유태선의 작품은 < Reflections of the Ego >였다. 전반부에 느린 클라리넷 선율에 멀티포닉스가 사용되고 전자음향으로 음이 더블링 되어 내면의 사유과정처럼 느껴졌다. 대조되는 후반부는 클라리넷이 여러 층의 딜레이와 오버블로잉에 사용되면서 빠른 리듬을 보였다.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눈 내면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내안 또는 내부시각(Entopic)'이라는 현상을, 마음 속 초월적인 존재로 해석해 표현했다고 하는데, 진짜 눈을 감으면 여러 생각이 마음 안에 흐르다가 잠시 후 눈앞에 보이는 밝은 빛의 폭발을 곡을 통해 듣는 듯했다.

안성희의 < The Last Colony >는 환경문제를 다루며 사회 문제 동참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푸른 바다와 지구 속 페트병, 죽어가는 새의 모습에서 큰 위기감이 느껴진다. 영상과는 반대의 비트감 강한 음악과 클라리넷의 짧은 아르페지오 상행음으로 오히려 영상 속 지구상황의 아이러니를 꼬집는다. 작품스타일을 쉽게 비유하면, 다큐멘터리와 무용음악의 만남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는데, 클라리넷 선율이 진한 프리재즈의 임프로비제이션처럼 느껴진다. 마지막에 음악의 페이드 아웃과 함께 영상 속에서 작아져가는 지구가 나오는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다음으로 현종찬의 < Clarinet and Computer2 >은 맥놀이(beat)를 소재로 했다. 처음에 클라리넷과 전자음향이 G음에서 한가닥으로 출발해 좀 있으니 서로 다른 음의 충돌이 들려왔다. 다분히 음향적 개념 자체로 접근한 작품인데다 맥놀이라는, 근접한 주파수끼리의 간섭에 의해 진행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음들의 미묘한 진행에 집중해야 했다. 최근 유행하는 Ambient music처럼 선적인 흐름 중의 미묘한 변화를 느끼다보면, 내면이 정화되는 느낌도 들고, 크고 작은 이슈보다는 그 세부적인 감각과 인지의 영역이 확장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김건주의 'ELECTRONICA-IV' 공연 올해 참여 작곡가들 ⓒ 김건주

인터미션 후 무대에 오른 세 작품은 본격적인 오디오비주얼 작품이었다. 오예민의 < Sonic Diplopia >는 복시(겹쳐 보임)을 주제로 machine learning(기계학습) 방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김건주가 노트북에 실시간 생성되는 악보를 연주하는 모습을 노트북 카메라가 촬영한다. 미간을 약간 찌푸려 집중해 연주하는 얼굴 앞모습을 점들이 모여 표현하니 색다른 분위기가 났다. 이 얼굴이 중앙으로부터 위, 아래 대각선 등으로 아홉까지 순차적으로 등장하는데, 시간차만큼 음악도 전자음향에서 딜레이되어 겹쳐 총 아홉 층의 협주가 되고 있었다. 복시를 가진 사람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이 이와 같을까, 겹침을 해석하려면 다른 인지적인 처리가 필요할까, 궁금하던 차에 펑 소리가 나면서 무작위로 움직이던 이미지가 가루형태로 흩날리고 여운을 남기며 작품이 끝난다.

인터뷰 영상에서 자신을 '좋은 곡을 쓰고 싶어하는 작곡가'라고 소개한 임승혁 작곡가는 < 짧아짐(verkurzt) IV >이라는 오디오비주얼작품을 선보였다. 먼저 클라리넷의 주제음이 연주되고, 이번에는 연주하는 김건주의 서 있는 옆모습이 작곡가의 컴퓨터 단에서 촬영되어 무대 벽에 위로 좁아지는 사다리꼴을 순차적으로 이루며 서로 마주보게 된다. 그리고 위로 외치고, 두드린 다음 아래로 하행하는 주제선율이 전자음향으로 딜레이 되며 여러 번 반복된다. 점차로 딜레이가 겹치는 시간이 좁아지고 피치쉬프트로 음폭도 여러 층 겹쳐 복잡해져가는 재미가 있었다. 클라이맥스에서 주제선율이 숨소리와 플라터 텅잉, 키클릭 주법으로 연주되며 시원한 파도처럼 들려오고 마지막은 고음의 트릴과 금속성의 변조음이 함께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오랫동안 밝은 전자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조진옥 작곡가는 < LoopUp >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전 일렉트로니카 공연에서 < PopUp I, II >라는 작품을 한 바 있는 밝은 전자음악 시리즈 작품이다. 연주 전 영상에서 이 설명을 들으니, 많은 현대음악, 전자음악이 보통의 대중음악과는 다른 미분음, 불협화음 등으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움이 있기에 조 작곡가는 이 점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해 여기에 작업의 방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작곡가가 직접 만든 곡선 그래픽이 음악의 그루브처럼 실시간 움직이고, 전자음향에 클라리넷 샘플링, 그리고 4/4박자의 테크노풍 쿵따라 리듬에 클라리넷은 오르내리는 싱코페이션 리듬을 분다. 마지막 클라리넷의 멀티포닉스 포효로 신나는 클라리넷 디스코가 끝난다.

이번 공연에서 작품과 연주 외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곡 설명 앞에 작곡가가 공연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작곡가 여섯 명 모두 이구동성으로 < ELECTRONICA > 공연을 응원했다.

조진옥은 ELECTRONICA 공연을 4회째 모두 참여했다고 밝히면서, "연주자가 전자음악을 이끄는 독보적인 연주회"라고 언급했다. 매번 관객으로 왔다가 처음 참여했다는 임승혁은 "늘 열정적으로 연주하시고, 또 연주자로서 현대음악에 매진하기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전자음악이라는 좀 더 복잡한 장르에 투자한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종찬 작곡가는 인터뷰 영상에서 "일렉트로니카가 한국전자음악 교육 역사에도 큰 영향 끼칠 것"이라 말해서, 공연 후 다시 물어보니 "악기, 클라리넷과 전자음악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쌓여야 (교육도 그것을 기반으로 분석과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했다. 즉 좋은 현대음악, 전자음악의 저변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많은 창작이 있어야 하고, 그것의 구체화에는 연주 중심의 전문성이 수반되어야 함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 김건주 'ELECTRONICA-IV' 포스터 ⓒ 김건주

 

다음은 클라리네티스트 김건주와의 일문일답.

- 일렉트로니카 공연을 마련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기부터 전자음향과 클라리넷이 함께 만들어내는 다양한 가능성에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전자음향이 포함된 클라리넷 독주곡들에 대한 통찰과 연주제안을 담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색다른 매력을 알리고자 처음으로 클라리넷과 전자음향을 위한 콘서트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4회에 이르게 되었네요."

- 이번 작품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매 시리즈마다 개성 있는 작곡가 분들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올해 역시 다양하고 다채로운 성격의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중 오예민 작곡가의 Sonic Diplopia 작품은 Machine learing, 즉 기계학습을 이용한 곡 이었는데요. 컴퓨터에게 음악의 정보를 알려주어 컴퓨터는 학습을 하게 되고, 가능할 법한 다음 음을 계산하여 악보에 써 주게 됩니다.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악보가 때마다 달라서 그걸 연주하는 묘미도 있고, 이것이 음악을 완성하고 점층되어 곡이 완성되는 과정이 재미를 줍니다."

- 코로나19 와중에 공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공연은 관객과 함께 호흡을 해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객석이 많이 축소되어 아쉬웠어요.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였지만 공연장의 느낌을 다 전달 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빠른 시일 내에 끝나서 위축된 공연계가 다시 활성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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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GPO의 이번 "음악, 문학을 마주하다"는 공연은 시와 소설에서의 세계관이 음악으로 웅장하게 펼쳐진 연주회였다. ⓒ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SGPO, 음악감독 상임지휘자 서훈)의 제95회 정기연주회 <음악, 문학을 마주하다>가 어제 1118일 양천문화회관에서 공연되었다.

학구열의 도시 목동 한복판에 있는 양천문화회관은 처음 가보았는데, 양천구청 및 양천보건소 바로 옆 정류장이었고, 부천필하모닉의 도시 부천, 내 어릴 적 살던 부천의 시민회관과 모습이 비슷하여, 이 곳이 양천구와 목동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곳이구나를 직감할 수 있었다.

첫 곡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의 파워와 낭만적인 감수성으로 문학을 마주하는 연주회 포문을 힘차게 열었다. 창작 관현악 순서엔 서훈 지휘자가 마이크를 들고 오작교 프로젝트(*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프로젝트, 2년간 오케스트라와 전속작곡가를 맺어줌) 매칭 작곡가인 고병량, 임재경 작곡가를 무대로 모셔 작곡가가 작품 설명을 해주었다. 고병량의 <그들의 노래>는 소설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받은 인상과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 건축현장과 완공 이후의 평화로움에 대한 인상으로부터 착상한 곡이라 설명했다.

곡은 과거 광주의 수 십 년 전의 잔혹사를 애국가와, 아리랑 선율의 겹침으로 펼쳐내었다. 반복되며 불협화와 협화를 오가며 차마 다 부르지 못하고 1-2마디씩 아리랑과 애국가 선율이 악기간 겹치는데, 십리도 못 가 발병 나는 것처럼, 그리고 차마 아직도 마주할 수 없는 그 광주의 역사를 감싸 안기 힘든 것처럼, 현대음악 창작음악인데도 감상하며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D단조나 D음이 들리는 곳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느낌도 났다. 마지막에 스네어 드럼과 베이스드럼, 탐탐의 롤이 수 십 초 가량 지속되는데, 이 끝에 관파트 주자들의 발구름이 푸닥거리처럼 느껴지며 현악기의 하모닉스가 마무리하고 지휘자는 마지막 여운까지 기다린 후 지휘봉을 멈추는 모습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숙연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 서훈 지휘자의 안내로 고병량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 '그들의 노래'를 설명하며 관객의 작품이해를 도왔다. ⓒ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임재경의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고 감정이 배제된 통제된 세상에서 결국 인간이 몰입해가는 순수한 쾌락과 폭력성을 그렸다. 처음에 E단조로 팀파니와 베이스드럼, 탐탐이 4분음표로 천천히 쿵쾅거리는 가운데, 금관이 음산하고 압제된 느낌을 연출하며 거대한 세계를 표현한다.

중간부는 몽환적인 하프음색과 현악기 선율이 올라가는데 거대한 세상, 통제된 세상의 높다란 벼랑 밖에서 그 절벽을 초록 꽃들이 마구마구 피어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즉 이 통제된 사람들이 치달을 수밖에 없는 쾌락의 세계랄까. 첫번째 부분과 대조를 이루는 야릇하고 얇은 선율의 가닥에서 감각이 통제되면 오히려 도달할 그 말초적인 '끝 세계의 끝' 같았다. 음악 마지막 부분은 다시 처음의 그 거대한 세계로 돌아오는데, 곡을 다 듣고 나니, 이 곡을 통해 내가 사는 '이 정상적인 다양성'의 세상에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며 한편의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후반부는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였다. 지휘자가 전반부 임재경 작곡가의 작품으로부터 후반부 프로그램 선택의 영감을 받았다고 앞 순서에서 설명했는데, 한 치 앞도 알 수 없었던 올해 코로나 기간 SGPO의 피땀 어린 연습과 노력을 연주를 통해 알 수 있었다. 1악장 첼로도입의 서정적 선율에 이어 채찍을 때리는 듯한 오케스트라 전체의 응답, 그리고 미지의 영토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주제음의 끝없는 향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SGPO는 관악파트가 참 멋지구나 하는 점이었다. "관악기가 꼭 남성의 악기는 아니야~" 라고 알려주는 것처럼 호른, 트럼본 등에 여성 단원이 많았다. 이 날 작품들에 금관 역할이 많았는데, 중요부분의 인상을 각인시키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2악장 도입에는 먼 곳에서 우리 인류를 부르는 듯한 2분음표 금관의 고동음 후 잉글리시 호른의 주제선율이, 그리고 후반부에 제1바이올린 악장과 첼로수석의 짧은 듀오부분까지 애상적이고도 모든 대지를 품을 듯한 그 선율이 SGPO의 연주로 3, 4악장까지 이어졌다.

 ▲ SGPO의 이번공연 연습장면 ⓒ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말을 타고 대지를 누비고서 즐거운 페스티벌을 여는 것 같은 3악장, 그리고 대중에게 유명한 4악장의 박진감 넘치는, 승부욕 넘치는 상행 3화음의 연속에서 미국의 민요정신과 광활한 대자연, 대도시의 활기참을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이 음악을 미국인이 아니라 보헤미아 사람 드보르작이 썼다는 것에 감탄하고, 또 내 눈 앞 양천문화회관에서 서훈 지휘자의 활기참과 순수함, 집념과 고뇌를 그대로 반영하며 또 한 편의 인생드라마를 연주하는 SGPO에 감탄하며 이번 공연에 나는 브라보를 외쳤다.

올해 모든 공연단체가 그러하듯, 급변하는 코로나 상황과 방역지침 때문에 이날 SGPO 공연도 당초 10월 예정이 11월로 겨우 연기되어 공연되었고, 지휘자는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인사말로 전했다. 왜냐하면, SGPO의 18일 공연은 무사히 되었지만, 방역지침이 19일 0시부로 1.5단계로 격상되었고, 100인 이상은 한 공간에 모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오케스트라는 연습을 할 수가 없거나 여타 필요한 대규모 행사는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가 좋아한다는 추운 날씨로 점점 접어들고 있다. 우리가 이날 음악에서 들었던 세계들, 신세계로부터 우리가 앞으로 걸어야 할 신세계는 또 어떻게 펼쳐질지,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긍정적인 지혜로 헤쳐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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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48회 범음악제(2020 The 48th PAN Music Festival, 집행위원장 임종우)이 지난 115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일신홀 등지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범음악제는 올해 임수연 피아니스트, 앙상블 EINS, Ensemble 거리, TIMF 앙상블 등 국내 최고 현대음악 연주단체를 초청하여 위촉 및 공모선정 작품과 해외 창작품을 소개하며 코로나 기간 현대음악 청취와 배움에 목말랐던 애호가 및 전문가 그룹의 환호 속에 공연되었다. 또한 올해 타계한 한국 현대음악 전자음악의 거장이자 범음악제의 설립자인 고 강석희의 <부루>, <석사자>등이 연주되며, 고인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9일 올해 범음악제의 두번째 콘서트로 일신홀에서 열린 앙상블 EINS<Sound Texture & Composition>는 앙상블 아인스(예술감독 박명훈)의 숙련된 기교와 전문성으로 클래식 악기의 현대주법과 일곱 작품의 특색 있는 텍스처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김유신의 <보이는/보이지 않는 흐름들에서>(2020/세계초연, 위촉작품)공기흐름이라는 자연현상을 술 폰티첼로의 현악기, 아르페지오, 목관의 플라터 텅잉 등으로 밀도감 있게 잘 표현했다. 다리우스 프시빌스키의 <오닉스>(2010/국내초연)는 플루티스트 손소이와 오병철의 투명하고도 때론 세찬 바람소리의 연주에서 모래, 흙이 풍화되어 결이 만들어지고 변성되어 투명하게 암석화 되는 과정이 느껴졌다.

 

이윤석의 <->(2012/2015)은 피아노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피아니스트 윤혜성이 팔을 극저음과 극고음으로 벌려서 클러스터의 트레몰로로 순식간에 타격하는 강렬함과 빠른 아르페지오, 여기에 페달을 통한 피아노 잔향은 전자음향의 소용돌이처럼 새로운 음색을 선사했다. 김예지의 <충돌들>(2020)은 바이올린, 첼로의 주테, 술 폰티첼로, 클라리넷()의 입술소리, 키클릭 등 현대주법의 소리와 충돌, 그리고 이 충돌이 바이올리니스트 강민정이 몸으로 지휘자처럼 박자를 세면서 서로 조합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작곡의도를 잘 살렸다.

 

베른트 리하리트 도이치의 <현악사중주 2>(2012)는 격렬한 저음 혹은 극고음 글리산도, 비올라의 더블스탑 피치카토 등에서 어떠한 동물의 울부짖음이 느껴졌다. 불협화음 반주 속에 비올라(이상민))가 길게 한 활로 하행 글리산도를 하고, 글리산도가 악기 간 이어져 하나의 큰 선율이 들린다. 신기한 것은 이 곡에서의 불협화음이 더 이상 그것이 아니라 더없이 아름다운 내 속에 내재된 욕구나 그것들의 형상인 듯이 느껴졌다. 중간부에 현악 연주자들이 발을 구르며 목소리로 외칠 때의 그 의외성이 주는 통쾌함이란! 마지막에 불협화음이 주는 불균형한 진동음 지속 위에 첼로(주윤아)의 우아한 선율이 피어오르니 더없이 우아했다.

 

10일 범음악제의 세 번째 콘서트는 앙상블 거리(음악감독 제러드 레드몬드)’<Tradition in the Present> 공연으로 국악기의 현대적 적용이 돋보였다. 첫 곡 황동찬의 <몰아>(2020/세계초연)는 생황(백다솜)이 몰아의 주체로 보였고, 그 신비롭고 미묘한 음색으로 시작해, 거문고를 해머로 두드리고 현을 술대로 문지르는 특수한 주법으로 몰입부터 몰아까지의 과정을 표현했다. 장은총의 <뒤틀림>(2020/세계초연)은 거문고(박정민) 독주의 기본주법을 더욱 부각시켜 현을 술대로 뜯는 기본방식을 응용하는 과정과 여백의 미가 좋았다. 남인성의 <메아리>(2020/세계초연)는 한 음의 끝에서 다른 악기가 맺거나 시작하는 방식으로 메아리를 표현했는데, 대금의 바람소리, 현악기의 콜레뇨, 그리고 점묘적이기 때문에 소리를 기대하는 순간의 느낌이 곡을 잘 진행시켰다.

 

박정은의 <사랑>(2020/세계초연)은 감정의 견줌과 어긋남을 아방가르드하게 잘 나타냈다. 피아노 현에 모터를 대고, 거문고를 빨래판처럼 활로 가로로 문지르고, 봉지를 현에 비비기도 한다. 이 주법들이 절정으로 격렬해지면서, 마지막에 악기주자 세 명이 양철통에 모터를 넣어 진동소리를 만들면서, 이 곡의 모든 진동들은 화합을 위한 과정이었음을 표현한다. 김정길의 <추초문>(1979)은 피리와 대금, 피아노와 첼로, 징이 한 음씩 천천히 고요하게 등장한다. 단아한 움직임이 허전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를 위해 피어나는 집중력과 서로 간 화합을 위한 과정으로 느껴졌다. 들으면서 작곡의 목적과 시간진행이 탁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왔다.

 

 

마지막 순서 전에 고 강석희 작곡가의 추모영상이 상영되었다. 생전 활동모습과 함께 작곡은 발명이다. 음악의 시대정신은 다 같지 않은가. 첨단에 서서 갈고 닦아야 한다등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윽고 강석희의 <부루>(1976/국악기 편성 포함 세계초연)가 시작되었다. 작곡가는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정가처럼 인성으로 시작하는데, 이 노래가 녹음되고 전자음향(임종우)의 저음과 리버브로 증폭되어 스피커를 통해 공연장을 휘돈다. 무에서 무로, 유에서 유로 그 어둔 암흑 속에 빠질 때쯤 두 대 대금이 단아한 선율을 보탠다. 마지막 탐탐의 쇳소리가 귓가 뿐 아니라 몸 속 오장육부를 파고드는 듯 하며 강한 각성을 주었다.

 

12일 일원동 세라믹팔레스홀에서 열린 다섯번째 콘서트는 앙상블 TIMF<Expanding Tonality>공연으로, 조성을 확장시키거나 스펙트럴 음악 위주의 작품들이었다. 첫 곡 강석희의 <>(1970)은 작곡가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플루트 작품이다. 한국 전통음악의 농현과 장식음을, 북처럼 역할하는 피아노 반주 위에서 플루트의 트릴, 플라터텅잉 등으로 연주하는데, 굉장히 기교적이면서도 색채감이 풍부했다. 마지막에 플루트의 마우스피스를 빼고 퉁소처럼 세워불며 고즈넉한 느낌을 주었다. 카이야 사리아호의 <빛과 물질>(2014)은 피아노의 Ab 중심음이 물질의 역할을 하며 배경을 제공하고, 바이올린의 술 폰티첼로와 직선적인 보잉이 빛을 쏘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이성현의 <옹드I>(2020/세계초연)에서 'Onde'는 프랑스어로 파도, 파동이라는 뜻으로, 이 표현을 위해 곡의 에너지가 상당했다. 1악장은 피아노와 비브라폰의 신비로운 울림으로 시작해 그 잔향 위에 클라리넷과 첼로가 연주한다. 현악기 하모닉스와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시종일관 트레몰로와 빠른 음표로 움직인다. 마지막 바이올린의 트레몰로와 베이스 드럼 등 타악기가 엄청 큰 소리로 연주한다. 2악장은 1악장보다 훨씬 그로테스크하고 소리가 크다. 긴 상행글리산도와 호루라기 소리도 들리고, 클러스터의 연속에 베이스 드럼과 탐탐이 호쾌하게 두들겨댄다. 이 곡 뿐 아니라 이날 작품들에서는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시끄러움이나 고요함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무질서해 보이는데, 각자의 방향성이 있고, 그것이 전체의 형상을 만드는 통쾌함이 있었다.

 

정세훈 <블루 속으로>(2020/세계초연) 역시 팀프 앙상블 15인 주자의 큰 편성이었다. 작곡가가 말하는 블루는 바다, 하늘, 마음 속 어디일 수 있다고 프로그램지에 씌여 있었다. 베이스 저음부터 중간음역대를 뚫고 나오는 금관, 고음의 플루트와 피콜로, 바이올린 고음 현의 메마른 음색까지 스펙트럴 음악의 미를 살린 큰 폭의 오케스트라 음 진동이 시작된다. 특정 멜로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단순한 선들을 각자의 음역에서 반복해서 연주하는 것이 섞여 빛이 굴절되듯 혹은 파장이 서로 섞이듯 오케스트라 전체가 요동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곡 한스 아브라함센의 <그림동화>(1984) 또한 14인주자의 대편성이었다. 1악장에서 강한 트레몰로, 현악기가 이따금의 피치카토를 연주하는 등 각 개별악기의 움직임이 만드는 복잡 다단한 스펙트럴 뮤직의 헤테로포니적 성격이 동화적 색채를 준다. 2악장은 글로켄슈필의 활력이 경쾌하다. 현악기가 스피카토, 피아노, 플루트의 빠른 패시지로 오밀조밀한 이야기를 재잘거리는데, D조의 말러적 오케스트라 색채도 풍긴다. 3악장 스케르초는 5-7 악기씩 짝을 지어서 트럼펫이 주선율을 하며 두 개의 트리오가 각각 세번씩 나타나며 현악기가 고음으로 치달으며 신비로운 이야기를 끝맺는다.

 

1112일 일신홀에서의 범음악제 여섯 번째 피날레 콘서트는 앙상블 거리<Experimental & New Media>으로 비디오와 조명, 그리고 즉흥 실험의 작품들이었다. 첫 번째인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하스의 <그림자극>(2004)은 흰 조명이 벽에 만든 거대한 피아노의 그림자, 그리고 피아노(제러드 레드몬드 연주) 피아노의 4도음정의 하행스케일을 24초후에 전자음향이 1/4음 위로 녹음재생되는 것이 시간차를 좁히며 끝없이 반복된다. 마치 골목에서 누군가가 쫓아오듯이. 조바심이 날 즈음 확 덮치며 강렬한 트레몰로에 붉은 조명으로 끝나며 여운과 강렬함을 남긴다.

 

강석희의 비디오를 위한 <석사자>(1990)80년대 초 송광사에서 수행하던 외국 미술가인 로버트 대롤과 강석희의 <>(1986), <봉황>(1988), <석사자>(1990) 중 한 곡이다. 테라 바이트, 기가바이트의 스마트폰 시대에 보는 30년 전 8비트 픽셀 그래픽이 단순하지만 불교의 윤회와 수행을 음악과 함게 드러내는 방식이 한편 운치가 있었다. 플룻의 키클릭, 호흡, 하행 아르페지오 등을 녹음하고 샘플링해 다채로운 음형을 만들고, 그 몽환적인 음악 속에 중간에 영상에 마음 심자가 한문으로 딱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마지막 순서는 앙상블 거리의 자연을 소재로 한 실험즉흥음악인 <풍경>(2020, 세계초연)이었다. 세로로 기다란 푸른 조명이 무대에 비추이고, 스피커의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맞추어 대금, 바이올린의 트레몰로, 거문고는 술대로 현을 뜯어 연주하며 점차로 격렬해진다. 중간부에 시원한 자연의 느낌이 한참 이어져 좋았는데, 마지막 절정에서는 조명이 빨간 파란 흰 빛을 오가고, 각 악기가 전체 음역대를 오가며 C음 위주로 연주한다. 한참을 들으니 밤부터 아침이 되는 듯 했는데, 이윽고 흰 조명으로 새벽이 밝아오며 ppp에 하모닉스 등의 온음표 등을 연주하며 곡이 끝난다.

 

한편, 지난 5일의 범음악제 첫번째 콘서트는 임수연 전자음향 <Color Explosion>공연으로 양민석의 피아노와 전자음향을 위한 <기이한 느낌>(2020), 조너선 하비 <메시앙의 무덤>(2011) 등 여섯작품이 연주되었다. 11일 서초 라율아트홀에서의 네번째 콘서트는 신예 작곡가인 주시열, 신예훈, 이본의 작품을 앙상블 TIMF가 연주하며 워크샵 형태로 진행되었다. 9<부루>가 공연된 날 객석에는 원로작곡가 이만방, 이영자 및 고 강석희 작곡가의 유족이 참석해 팬뮤직페스티벌과 현대음악 창작에 대한 뜻에 동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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