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DAFE 2014의 개막작.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 L-E-V의〈House>. ⓒ Christopher Duggan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사)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김현남·한국체대 교수)가 주최하는 제33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2014(2014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이하 모다페)’가 5월 23~31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공연되었다.


모다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무용 축제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세계 유명 무용단과 그들의 공연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이번 모다페의 주제는 ‘본능을 깨우는 춤(Arouse your instinct with dance)’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스라엘 무용단이 개·폐막작을 장식하고, 7개국 19개 단체가 참여했다.

지난 5월 23일과 24일 공연된 개막작은 이스라엘의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 L-E-V의 〈House〉였다. 2013년 미국 제이콥스 필로우(Jacob’s Pillow Dance Festival 2013)에서 각국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5월 24일 공연에서 본 L-E-V의 〈House〉는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내뿜는 9명 무용수의 원천적인 에너지가 대단했다.

외국 무용단의 공연에서 항상 느끼지만, 국내 무용수들보다 크고 단단한 몸, 긴 팔다리, 체격과 우선은 체격 조건이 남달랐다. 무대에 선 9명 무용수 각각의 탄탄한 몸매와 긴 다리는 움직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역동성이 느껴졌다. 몸에 딱 달라붙는 살색 의상을 입었는데 섹시함이나 야릇한 느낌 보다는 신체의 건강함을 극대적으로 잘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아메바 같은 무정형의 미생물체가 느릿느릿 움직이듯이 팔과 다리, 목의 관절까지 느릿느릿 꺾는다. 외계인이 서로 얽혀서 구불거리는 느낌이랄까. 무표정에 서서히 움직이더니 점차 격렬해진다.

제목의 ‘House’는 무얼 뜻하는 것일까. 집이라는 곳은 가족 구성원이 하루를 시작해 살고 돌아오는 곳, 쉬고 에너지를 회복해 다시 밖으로 나가는 곳이다. 그런데 L-E-V의 집은 예전에 국내 TV시트콤에 <안녕, 프란체스카>나 영화 <조용한 가족>의 으스스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무표정, 조소적인 느낌의 미동. 남녀 무용수들이 남자끼리 파트너, 여자끼리 파트너, 남녀 파트너 서로 짝지어 꾸불텅 거리는 아메바 같은 춤을 춘다. 동성끼리도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하는 최근의 바뀐 가족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가족구성원 짝끼리는 서로 몸을 보듬고 관계하지만, 그 두 명씩의 파트너가 다른 가족들과는 평소에는 관계하거나 몸이 부딪히는 일이 없다. 1인, 2인 가구의 극단적 핵가족화와 이기주의를 보여준다.

<모다페2014>의 폐막작은 30일과 31일 공연된 이스라엘 키부츠 무용단의 <If At All>이었다. 키부츠 현대무용단은 세계 주요 극장과 페스티벌에 단골로 초청받는 라미 베에어(Rami Be’er)가 예술감독을 맡은 단체다.

▲ 모다페 2014의 폐막작. 키부츠 현대무용단(예술감독 라미 베에어)의 . ⓒ Uri Nevo


L-E-V의 무대가 젊은 안무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미래지향적인 색다른 컨셉과 움직임을 보여주며 7명 무용수의 앙상블을 보여줬다면, 키부츠 무용단은 관록 있는 안무가가 바라본 사회와 세계에 대한 단상을 15여명 젊은 무용수들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무대는 검고, 무대 뒤편 한가운데는 노란 달이 있다. 검은 무대 한가운데 여자 무용수가 외롭게 느릿느릿 춤을 춘다. 그러더니 남녀 무용수들이 무대에 들어와 원형으로 빠르게 달린다.

남자 무용수들은 상의는 벗고 아래는 회색 치마를 입고서 두 명씩 세 명씩, 때로는 무리지어 움직인다. 중간부에 여섯 명 여성무용수 부분도 인상적이다. 한 명씩 무대로 들어올 때마다 사각형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켜지고 전체 여섯 명과 여섯 개의 사각조명이 무대를 채운다. 이어 사각 조명이 반대로 하나씩 페이드 아웃되어 꺼지면서 남자 독무로 이어진다.

어느덧 무대를 꽉 채운 전체 무용수가 하나둘씩 모두 쓰러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러더니 또다시 무대를 빠르게 원형으로 달린다. 두 줄로 가운데 서더니 포물선처럼 양옆으로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퇴장한다.

살색 몸에 붙는 옷으로 나체를 표현한 남녀가 등장한다. 푸른 조명아래 뒹굴며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 다른 남녀커플이 등장해 같은 동작을 보여준다. 어느새 남자 혼자 남고 여자가 다시 들어와 힘껏 무대를 뛴다. 나머지 여덟 명 무용수도 들어와 힘껏 무대를 달린다.

그 달리는 모습에서 특히 제목이 느껴진다. ‘If at all', 우리말로 하면 ’만약 ...라 하더라도‘ 정도의 뜻인데, 비록 어렵고 섞이기 힘든 세상 속이지만, 한 개인 존재로서 서로 얽히어 관계를 이루면서 기왕 한 존재로서 태어난 세상, 거뜬하게 살아보고자 하는 그러한 마음이 공연 초반부와 중간부, 또 후반부 계속적으로 달리는 모습에서 느껴진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예술감독 라미 베에어는 무대 배경의 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달일 수도 해일 수도, 우주일 수도,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다.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라면서 “(작품을 통해) 사회에서의 존재(existing)의 여러 가지 모습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모다페2014>는 춤과 애니메이션의 이색 만남을 보여준 <It's All Over Now, Baby Blue>(핀란드, 밀라 비르바텐), 2인 남성 무용수의 역동적인 춤을 보여준 <TAO TE>(헝가리, 페렝크 페헤르) 등 흥미로운 해외초청작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한국 무용계를 이끄는 젊은 현대무용가 한선천, 전혁진, 주선희, 관록의 황미숙, 노정식 안무가, 블루댄스 씨어터 김혜정과 박해준의 댄스 드라마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들로 가득 했다.

내년 ‘모다페 2015’는 어떤 모습일까. 일주일간의 춤의 향연에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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