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과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의 <나티보스(Nativos)>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세계초연되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2016년 슬로건이 '접속과 발화'로 <이미아직>이 지난 6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것에 이어, <나티보스>는 벨기에 타뇌르극장, 벨기에한국문화원, 프랑스 브르타뉴국립극장, Ruda asbl이 공동제작 파트너로 참여해 한국초연과 유럽투어를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나티보스'(Nativos)는 스페인어로 '토박이' 또는 '토착적인'이란 뜻이다. 안무를 맡은 애슐린 파롤린은 리에주극장의 연계 아티스트로 이번 <나티보스>에서 한국적 샤머니즘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토대로 그것을 보편적 정서와 춤으로 풀어냈음을 작품에서 보여주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靈)의 세계를 육체를 통해 표현해 낸 춤에는 반복에 의해 강화된 에너지와 견고함으로 느껴졌다. 반복되는 동작으로 신내림과 주술의 과정, 그로 인한 마지막 단계의 치유까지 그냥 짜맞춘 춤이 아니라, 상당히 본질을 꿰뚫고 단단히 조인 인상을 주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 문성식 기자


무대가 시작하면 무용수 네 명이 저마다 옆모습으로 축 늘어져 있다. 애슐린 파롤린이 직접 선발한 국립현대무용단의 네 명의 무용수 박재영, 유용승, 임종경, 최용승이다. 타악기와 소리를 맡은 여성룡이 굿판의 무당역할로 "좋구나, 왔구나, 명도 주고 복도 주고"라며 신들을 불러모은다. 관객들에게 어필하며 표정과 목소리로 굿의 과정을 유쾌하게 인도한다.

그가 자리에 앉아 타악준비를 하면 옆 피아노의 레아 페트라가 피아노를 시작한다. 프리페어드 피아노처럼 웅성거리는 빠른 리듬의 타악적 효과로 컴퓨터 타자 치듯 속사포처럼 결의에 찬 모습으로 친다. 특색있는 리듬과 음색이 무용수들의 동작을 잘 살려주며 작품의 의미를 찾아준다.

신이 내린 몸은 한 곳을 쏘아보며 섰다. 흰 한복에 여자귀신이 내린 몸은 다소곳하게 관객을 응시한다. 접신할 때는 몸을 꿈틀꿈틀거린다. 웃음귀신이 씌웠을 때에는 이유도 없이 계속 허무한 웃음표정을 짓고 몸동작을 한다. 인간 세계의 연장선처럼 귀신 세계에도 갑과 을, 먹고 먹히는 관계가 존재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나티보스' ⓒ 문성식 기자


꽹과리, 장구, 구음, 피아노의 미묘한 진동으로부터 톤 클러스터를 넘나드는 음색 속에 접신한 얼굴은 입이 삐뚤어지고 몸이 뻣뻣해진다. 한 귀신이 다른 귀신을 조롱하며 쫓아내기도 한다. 마침내 제각각이었던 네 명은 하나가 되어 흡사 국민체조와도 같은 군무를 시작한다. 무당의 마지막 푸닥거리 같이 정신없이 계속적으로 같은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에서 삶에 대한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안무의 파롤린은 항상 작업을 이전작업의 연장선에 놓고 한다는데, 이번 작업 또한 그녀의 전작 <Heretics>에서의 반복과 추상, 상징의 특징을 연장했으며, 그 때 함께한 음악가 레아 파트라와 이번에도 함께하며 소리의 반복성으로 주술성을 의미화했다.

한국 무속에서 세계적 보편성의 춤으로 표현될 <나티보스>와 국립현대무용단의 세계투어 속 멋진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세상을 플레이하라! 오락,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 - 플레이뉴스 http://ewha.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