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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8-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래식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2. 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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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내한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2월 6일 예술의 전당 공연사진. 금관파트의 유려함과
모든 파트가 명징하게 빛나는 따뜻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연주를 펼쳤다. ⓒ 현대카드

로린 마젤과 첫 내한 시카고 심포니, 명징하고 따뜻한 음색과 강력한 힘 느껴져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시카고 심포니가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2월 6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8-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다음날인 7일 공연과 함께 시카고 심포니의 첫 아시아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그동안 유럽 유수의 오케스트라에 비해 내한이 뜸했던 미국 오케스트라 중 그것도 세계 톱클래스인 시카고 심포니의 공연이라 국내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아왔다.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의 독감악화로 로린 마젤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공연에서 시카고 심포니는 한마디로 모든 파트가 명징하게 빛나고 따뜻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연주를 펼쳤다.

전반부 프로그램이었던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는 다소 느린 템포로 시작하였다. 1악장 ‘Allegro vivace(아주 빠르고 힘차게)’가 평소 들어왔던 템포보다 느려서 카리스마 있는 시카고 심포니의 음색을 기대하였기에 잠시간 다소간의 실망감을 주었다. 하지만 이내, 그 정확함과 차분함 속에서 빛나는 명징한 음색과 장엄함이 노(老) 지휘자의 연륜 있는 지휘봉 아래 드러나고 있었다.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로린 마젤이 시카고 심포니의 특징에 대해 언급한 바 ‘둥글린 듯한 사운드 속에 개개 단원의 개성이 녹아나면서 전체적으로 잘 통합된 사운드’ 가 1악장의 불과 몇 마디 이후에 벌써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2악장에서는 목관의 멜랑콜리한 음색 아래 베이스의 최저음부터 중음역 고음역까지 넓은 음폭이 심연을 울리며 특히 중간부에서 단2도의 부딪힘이 인상적이었다.

▲ CSO의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과감하고 격렬한 표현의 폭이 큰 연주가 특징이다.
독감악화로 이번에 내한하지 못하였다. ⓒ 현대카드

3악장 미뉴에트는 활기차고 무난하였다. 4악장은 특히 중간부 푸가토에서 두 테마의 움직임이 기자회견에서 지휘자가 언급한 ‘내면의 충돌’을 표현하며 강한 움직임과 일치된 사운드를 보여주었다. 특히 모차르트만이 가진 ‘쾌활함 속의 의젓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며,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네 차례의 커튼콜로 화답하였다.

후반부 프로그램은 브람스 교향곡 2번이었다. 전반부 모차르트가 다소 느리게 시작한 데 비해 브람스 1악장 Allegro non troppo(아주 빠르지 않게)는 오히려 다소 빠르게 시작한 것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첼로와 베이스의 저음부 위에 전원풍의 금관이 도입부를 편안하게 시작하고 이어 현악기 선율이 찬란하고 유려하게 뻗어나갔다. 연주의 예비가 확실하고, 중요부는 강조하는 시카고 심포니의 연주방식은 음악의 특징과 개성을 더욱 살려주고 있었다.

2악장은 전반부 모차르트 2악장과 마찬가지로 1악장보다 더 진지하고 내면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3악장은 위트가 있었으며 따스함과 여유, 오후의 햇살과 나른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4악장은 아주 여린 악상으로 시작하는데도 개개 음들이 모두 명징하게 살아있었다. 곧이어 찬란하게 펼쳐지는 선율과 리듬의 박진감 넘치는 움직임 속에 단원들도 피날레로 향하며 만족한 듯 웃는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한국 관객 기립박수 반응 극과 극

시카고 심포니의 첫 내한의 첫날 공연은 세계 톱클래스 오케스트라와 마에스트로의 연륜과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만족스런 호연이었다. 그런 면에서 세 차례의 커튼콜 속에 첫 번째 아쉬움이 드러났다. 그것은 오페라 관객에 비해 한국 클래식 공연 관객은 기립박수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서양은 공연에서의 만족감과 존경을 일어서서 박수치는 것으로 표현하며, 관객 모두가 전원 기립하는 현장도 빈번히 목격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의 특히 클래식 공연장은 아무리 좋은 공연에 만족해도 환호성을 보내거나 손을 최대한 위로 뻗어 올려 박수를 힘껏 치는 정도이지, 기립박수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날 1,2,3층 전체 합쳐 30여명 정도가 본 프로그램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클래식 공연이 서양의 문화이니만큼 그에 대한 관람예절도 함께 흡수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연에 대한 호의를 표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CSO와 함께 내한한 로린마젤(뮌헨 필하모닉 감독).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부드럽고 강렬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 현대카드

이날 공연에서 또 하나의 아쉬움은 앵콜 두 번째 곡 후의 관객반응에서 다른 측면으로 드러났다. 첫 번째 앵콜곡으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 1번이 우수어린 울림과 템포 루바토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가운데 두 번째 앵콜곡인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전주곡이 현악기 고음역의 강렬한 스타카토 반복음 속에 힘차게 가슴을 뻥 뚫는 시원한 금관으로 순식간에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것이다.

첫 번째 아쉬움이었던 기립박수의 부족함은 온데간데 없이 앵콜인 로엔그린 3막 전주곡에는 거의 대부분의 관객이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눈에 보이게 화려하고 파워풀한 음량과 연주일수록 일반 관객은 매혹되는 것인가 보다. 따라서, 당초 시카고 심포니의 첫날 전반부 프로그램이었던 스트라빈스키 '요정의 입맞춤 중 디베르티멘트'와 부조니 '투란도트 모음곡'을 연주했다면 관객들이 좀 더 시카고 심포니의 역량을 잘 알 수 있고, 더욱 이들의 내한이 한국 관객들에게는 뜻깊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의 고전 작품이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표현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낭만파, 현대 작품으로 갈수록 오케스트라 편성규모나 음악적 구조, 움직임 면에서 훨씬 변화무쌍하고 표현거리가 많기에, 각 오케스트라마다 레파토리 범위로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측정하는 것이 어불성설은 아닌 것이다.

시카고 심포니의 2월 7일 공연에서는 베르디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서곡,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첫날 공연에 비해 좀 더 다채로운 구성이라 기대가 된다. 공연문의 클럽발코니 1577-5266.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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