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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블로그' 뮤지컬 배우 성두섭, "관찰이 제일 큰 연기공부죠!!"

연극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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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극 '유럽블로그'에 출연 중인 성두섭.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그에겐 최고의 연기공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바야흐로 봄이 부끄러운 색시처럼 살금살금 왔다. 여행하면 여름이라지만 지금 대학로에는 5월 31일까지 공연 하나로 유럽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공연중인 음악극 ‘유럽 블로그’가 그것.

18박 19일 동안 세 남자가 유럽에서 여행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그린 ‘유럽블로그’에서 뮤지컬계의 잘나가는 왕자, 성두섭을 만날 수 있다. 작년 2012년 한해, 그 누구보다도 바빴던 배우 성두섭이다. 뮤지컬 ‘풍월주(2012)’, 연극 ‘형제는 용감했다(2012)’, ‘밀당의 탄생(2012/2013)’에서 쉼 없이 캐릭터를 바꾸며 지칠 법도 한데, 이번엔 여행 스토리로 금새 탈바꿈한 그에게선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활기차다.

뮤지컬 ‘유럽블로그’가 여행이 화두라 물어보았다. 여행 좋아하냐고. “여행이요. 극중 동욱은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저는 좋아하는 편이예요. 좋아하는 만큼 많이 다닐 여유는 없지만, 여행의 그 ‘자유’가 좋잖아요.” 그가 맡은 역할 ‘동욱’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별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자신이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5년째 유럽 장기여행 중인 친형 ‘종일’이 예전에 남겨주었던 한 장의 사진 속 장소를 찾아 어쩌면 더 이상 보지 못할 세상을 보기 위해 유럽여행을 떠난다.

공연에선 현장감 있는 음악과 유럽현지를 실제로 함께 다녀온 출연진의 여행기를 공연 전과 공연 중에 배경사진으로 보여주며 더욱 생생한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 성두섭에게도 이번 뮤지컬 덕분에 유럽여행을 할 수 있었던 일석이조의 경험에 고맙고 소중한 추억들이 가득하다.

“동욱을 연기하기 위해 시력장애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고 공부 많이 하죠. 평소 연기공부는 사람들 관찰하는 거예요. 지하철이나 버스타면 사람들 행동 관찰하고. 저 사람은 그 다음에 어떻게 행동하나? 왜 저렇게 할까? 유추해 보고 그 행동의 배경을 분석도 해 보죠” 또, 친구나 주변사람들의 행동과 말도 열심히 관찰하며 사람심리를 공부한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평소 긍정적으로 밝은 성격이지만 이렇게 예리한 면모가 있다. 체력 관리, 목 관리는 필수다. 또 놀기도 많이 논다. 관찰,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연기교본이다.

이번 뮤지컬에서 제일 좋아하는 넘버를 묻자 “3월부터 ‘팔레르모 가는 길’이라는 동욱의 노래 하나가 추가됐어요. 감미로운 선율로 동욱의 상황을 잘 표현했는데, 가창력을 요구하죠. 열심히 부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주인공 세 남자가 유럽 여행을 하면서 카톡을 보낼 때 부른 '유럽 사이사이‘. 유럽 각 지역의 리듬이 섞여있어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이제는 쉽게 흥얼거린다. “근데, 그래도 역시 관객들에게 제일 기억에 남는 노래는 역시 석호의 ‘단비야 내 돈 갚지마’라는 가사가 재미있는 ”1유로에 1,420원“이더라고요(웃음)”

뮤지컬 데뷔 8년차,  신인이라기엔 년차가 높고, 중견이라기엔 이제 84년생 서른하나라 나이도 어리다. 그래도 벌써 19편의 작품을 했다. 2005년 ‘아가씨와 건달들’의 앙상블로 데뷔했고 그를 성장시켜준 작품은 첫 주연을 맡았던 ‘햄릿’(2007). 12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주연으로 관객 앞에 섰을 때의 그 벅참과 떨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또한 자신의 연기를 성장시켜 준 작품은 ‘빨래’(2010/2011)와 ‘내 마음의 풍금’(2009)을 꼽는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2007), ‘김종욱 찾기’(2008), ‘싱글즈’(2009) 등 소극장 공연들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모든 작품이 소중하고 그를 성장시킨다. 매 과정 충실하게 엮어왔고, 최대한 표현하고 배워내려 애써온 결과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그래서인지 유독 ‘늑대의 유혹’(2011), ‘풍월주’(2012), ‘빨래’(2010/2011) 등 창작 뮤지컬에 출연을 많이 했다. “창작물은 기존의 작품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창작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죠.”

▲ 성두섭. 그는 조용한 듯 쾌할하고 진지한 듯 해맑은 진정 배우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뮤지컬 배우가 됐을까? “어릴 때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방면을 하고 싶었어요.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엔 공부보다 춤추는 걸 좋아했죠. 열심히 놀러다니고 춤추고 그랬습니다. 사실 대학진학의 꿈은 없었는데, 친구들 따라 입시원서를 같이 내게 됐죠. 공부를 안했으니까 수능 안보는 학교로요. 그런데, 운좋게도 저만 붙고 막상 친구들은 떨어진 거예요. 그렇게 제 모교인 서울예대 연극과를 다니게 되었어요. 들어가서 많은 동료 선후배 사이에서 배우며 열심히 연기공부를 하던 중, 뮤지컬 ‘페임’을 본 것이 뮤지컬과의 첫 인연이었죠”.

성두섭이 연기를 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 성성열씨의 역할이 컸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잘 따랐고, 저를 잘 이해해주시는 분이었어요. 늘 응원해주시는 분, 열려있는 분이어서 뭐든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죠. 고등학교 때 춤추러 다니면서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었는데, 엇나가지 않았던 건 ‘자유롭게 원하는 걸 해라. 단, 학교는 꼭 다녀라’고 하셨던 아버지 덕분일 거예요. 할 수 있는 도리는 하면서 개방적으로 즐길 건 즐기고 그랬죠. 아마 제 끼가 아버지를 닮았을 거예요. 근래에 아버지도 두산아트센터와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라는 무용공연에 출연하셨거든요. 일반인이 출연하는 무용공연이었는데, 대단히 멋지셨어요. 원래 할리 데이비슨도 좋아하시고, 요새도 직장인 락뮤지컬극단과 밴드 활동도 하시고, 멋진 오토바이 보면 포즈잡고 사진 찍고. 암튼 멋지게 사셔요”

김수로와의 인연을 묻자, “김수로 선배님이요? 지금은 저희 사장님이시죠(웃음)”.. 서울예대 03학번인 그에게 김수로는 10학번 이상 차이나는 선배다. 학창 시절엔 그저 높은 선배님이었지만, 이런저런 학교 모임 등에서 친하게 되었고, 그 인연이 이어져 김수로가 운영하는 기획사 ‘로브라더스’에까지 소속되어 이번 공연까지 함께하게 된 것. “항상 친형처럼 잘해주시고 후배들이 정말 선배님을 좋아해요. 연기적인 것부터 일상적인 것까지 두루 챙기시죠. 정말 형님 같으셔요.” 이번 뮤지컬 ‘유럽블로그’에 제작과 동시에 동욱의 형 종일 역할로 출연까지 하는 김수로와는 그래서 각별하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그래요. 어떤 미래의 계획을 세워놓고 옭아매기보다는 뮤지컬을 시작했던 8년 전부터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주~욱 처음 해왔던 것처럼 할 거예요. 저 자신한테 진실한 것, 무대에 섰을 때도 거짓말 하지 않고 꾸미지 않고 진실하게 안에서 나오는대로 하는 것, 그렇게 할 거예요”

참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하고 카리스마 있다. “롤 모델이요? 무대에는 계급이 없잖아요. 롤 모델이라기보다는 존경하는 선배를 꼽자면, 작업은 같이 못해봤지만 한석규 선배님처럼 여러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오가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잘 가지고 지켜나가고 싶어요. 또 신구 선생님이나 이순재 선생님은 연세가 있으신데도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대본도 빨리 외우시고, 정말 대단하세요.”

마지막으로 공연이 이제 중반을 넘었으니 소개 부탁한다는 말에 “여행에 대한 얘기예요. 충분히 공감 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는 스토리죠. 꼭 오셔서 함께 하세요(웃음)”라며 홍보를 잊지 않는다. 앞으로는 뮤지컬 뿐 아니라 다른 매체, 드라마나 영화도 하고 싶다는 성두섭. 특히 해보고 싶은 역할은 ‘헤드윅’처럼 열정적으로 자신을 불사를 수 있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단다. 연기를 할 때의 앙상블이 좋고, 사람이 좋다. 상대방이 연기할 때의 그 에너지가 좋고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에너지를 찾아 연기를 펼친다.

‘유럽블로그’가 끝나면 쉴 수 있을까. 그의 지난 행적을 돌아보면 휴식기가 따로 있었을까 싶다. 이번에도 ‘유럽블로그’가 5월 31일 끝나면 6월 8일부터 23일까지 용인 포은아트홀 프리뷰를 거쳐 7월 6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해품달’에서 주인공 이훤의 배다른 형이자 부왕의 서장자 ‘양명군’ 역을 맡는다. 그런데 그에게는 휴식이 따로 필요 없다.. 언제나 관찰자이자 일상에서 배우는 그이기에 공연이 휴식이고, 일상이 여행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날마다 유럽으로 여행하지 않는가. ‘유럽블로그’의 동욱처럼 매번 무대에 설 때마다 언제나 진정한 마음의 눈을 찾아 내면속 여행을 떠난다.

▲ 음악극 <유럽블로그>를 위하여 유럽블로그의 배우 여섯명은 꿀맛같은
유럽여행을 함께 다녀왔다. 왼쪽부터 김수로 이규형 김재범 성두섭 조강현 채동현.
ⓒ <유럽블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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