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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 '세자매'로 7년만에 다시 한국찾은 레프 도진 기자 간담회

연극

by 이화미디어 2013. 4.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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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아트센터 연극 '세자매'연출을 맡은 레프 도진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피터 브룩 이후 현존하는 최고의 연출가로 불리는 러시아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Lev Dodin)이 2010년 발표한 안톤 체홉의 연극 ‘세자매‘로 세 번째 한국을 찾았다. 2001년 ’가우데아무스(Let us be joyful!), 2006년 ‘형제자매들’, 2010년 ‘바냐아저씨‘로 LG아트센터에서만 이미 세 번의 무대를 올린 바 있는 그의 한국 방문은 지난 2006년 이후 7년만이다.

레프 도진은 94년 ‘벚꽃동산‘을 시작으로 97년 ’플라토노프-제목없는 희곡‘, 2001년 ’갈매기‘, 2003년 ’바냐아저씨‘에 이어 2010년 ’세자매‘까지 총 다섯 번의 체홉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체홉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온 이 거장 연출가가 가장 최근에 선보인 연극 ’세자매‘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될까?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단 사흘간의 LG아트센터 ‘세자매’ 공연을 앞둔 9일 기자간담회장을 찾은 레프 도진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자신감으로 약간은 수다스럽다 느낄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친절한 소개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10년 봄, 예술의 전당에서 체홉의 ‘벚꽃동산’을 올렸던 같은 러시아 출신 연출가 지차트콥스키가 기자들 앞에서 보였던 다소 근엄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고, 심지어 “공연 때마다 극장에 있을테니 보시고 혹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그때 얼마든지 물어보세요”라는 마무리 멘트는 꽤나 친근하게 느껴졌다.그가 이번 공연에서 강조한 것은 체홉 연극 ‘세자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비롯 대부분 등장인물들은 결코 게으르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들이지만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며  좌절과 아픔을 느끼는 일종의 비극이며, 무대라든지 다른 장치들을 통한 효과보다는 극중 인물들 하나하나의 진실된 내면을 드러내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레프 도진은 ‘세자매’를 비롯 체홉의 연극들은 굉장히 섬세하여 여러 가지 실이 얽혀있는 천 같아서 이를 다 풀어내야 알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특히 ‘세자매’의 경우 가장 복잡하게 얽혀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세자매’ 준비 과정에서 인간 내면의 영혼을 경험하는 특별한 과정, 즉 서로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들여다 보는 방법 등을 거쳐 시연했고, 이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려 애써왔으며 또한 이러한 과정에 연극을 보게되는 관객들도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엘지아트센터 연극 '세자매' (사진제공=LG아트센터)


연극이 어떠해야 하는냐는 질문에는 “우리 인간들의 삶이 점점 이성적으로 변하고 있어서 자신의 진실된 내면, 혹은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힘들어져 가고 있기에 솔직하게 울고 웃는 것마저 어려워지고 있다. 스스로의 문제들을 바라보거나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터넷, 이메일 등을 통해 굉장히 많은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사람들은 더욱 더 외로워지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이 감추고 있던 문제나 감정이 무대 위 다른 삶의 모습들도 똑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연극을 통해 ‘내면‘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안톤 체홉 연극 ‘세자매’에는 올가, 마샤, 이리나 이렇게 세자매를 비롯 총 10여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비록 주인공은 ‘세자매‘지만 이들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다 주인공인 것처럼 자신만의 개성과 사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모스크바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지방 소도시, 군부대가 주둔해 있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군인이었던 세자매는 이들 군인들과 함께 사랑도, 어떤 희망도 꿈꾸지만 군대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이들 세자매의 꿈도 허망하게 사라지고 깊은 좌절과 고통의 수렁 속으로 빠지지만.. 그래서 참고 견뎌내며 살아가야한다는, 그것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이라는 이야기다. 관객들 중 누군가는 이리나나 올가, 또는 마샤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뚜젠바흐나 베르쉬닌, 나타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꼭 러시아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이 아니더라도 체홉의 세자매는 작품 그 자체로서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거창하지 않은, 오히려 상당히 단순화된 무대에서 ’진실된 내면의 영혼‘을 드러내도록, 무대 위 배우들 모습에서 관객 스스로의 내면을 찾도록, 또한 그 과정을 즐기기를 원하는 관객들은 레프 도진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이 함께 하는 안톤 체홉 연극 ’세자매‘의 이번 무대가 무척 기다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자간담회 마무리에 레프 도진은 자신의 연극 ’세자매‘를 볼 한국 관객들에게 “이 연극은 러시아어로 진행된다. 민족도 다르고 언어가 다를지라도 나는 모두가 공감하는 연극의 언어, 인간의 언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연 레프 도진이 구사하는 ’연극의 언어, 모두가 공감하는 인간의 언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엘지아트센터 연극 '세자매' (사진제공=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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