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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볼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축제현장

행사

by 이화미디어 2013. 5. 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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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피크닉’ 현장. 신나는 음악에 비해 시민들이 즐겁게 춤사위를 뽐내지는 않아 아쉬웠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안산에서는 올해로 9번째 '2013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가정의 달인 5월의 첫 주말 어린이날을 끼고 5월 3일부터 5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 안산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공업도시', '거주도시'로 인식되어 온 안산에 '축제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며 도시 내 문화 활성화와 대외적 이미지 변모를 가져다주며 큰 역할을 해왔다.


5월 3일 개막식에서 본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현장은 안산문화광장 일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도대체 어디서 축제가 열리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개막행사는 8시지만, 4시부터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현장에 도착한 6시 안산문화광장 S1구역 입구 한켠은 날씨도 흐리고 왠지 축제현장의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중심부인 S3구역으로 다가갈수록 많은 인파와 활기찬 분위기가 역시 축제임을 입증해주었다. 중심부인 CGV와 홈플러스 사이구역의 S3에서는 르투라몽(프랑스)의 '여인조각상의 춤'공연이 홈플러스 외벽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며 6시부터 공연 겸 리허설을 펼치고 있었다. 원래 첫날에는 이 팀은 공연이 아닌데, 리허설 현장이 관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광장에 앉거나 서서 시원한 저녁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공연현장이 되고 있었다.

7시가 되자 온앤오프 무용단(한국)의 '사탕클럽의 마지막 쇼' 공연이 펼쳐졌다. 원래는 메가박스가 있는 S7구역에서 예정이었으나 사람들이 제일 붐비는 S3로 장소를 옮겼다. 이처럼 공연마다 필요한 경우엔 더욱 유리한 지점으로 무대를 옮겨서 효율적으로 공연을 진행해서 좋았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분홍색으로 LED가 들어오는 사탕을 상징한 무대배경 앞에서 무용수들은 장장 50분이나 하는 퍼포먼스를 열정적으로 펼쳤다. 길거리 공연이라 길어야 20분 정도만 하고 끝나겠지 하는 계산은 착각이었다. 7개정도의 장으로 나뉘어 심도 있게 펼쳐지는 몸짓의 향연은 그 홈플러스 사거리를 둘러싼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 ‘사탕클럽의 마지막 쇼’. 무용수들은 장장 50분의 퍼포먼스를 열정적으로 펼쳤다.


 

8시부터 개막 퍼레이드와 개막식이 드디어 선포되었다. 개막퍼레이드에는 대형 마이콜 인형과 댄스팀, 퍼포먼스 팀 등이 신나는 음악과 댄스 퍼레이드를 펼쳤다. 관객들은 행렬을 따라 광장의 S1구역부터 S5구역까지 가로질러가며 연신 열심히 사진도 찍고, 또 곳곳에 설치된 스크린을 지켜보며 개막식을 기다렸다.

개막식의 인상적인 장면은 안산시장이 개회를 선포하자 사진기자들 같은 사람들 십수명이 시장을 둘러싸고 플래시세례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유명 스타가 아니고서야 국내 클래식 공연의 개회식이나 일반 공연장에서도 좀체로 보기 드문 장면인데, 아마도 보는이의 즐거움을 위해 자체적으로 벌이는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으면서 재미있었다.

개회식에 이어서 르투라몽(프랑스)의 '여인조각상의 춤' 외벽타기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가슴을 울리는 한국성악가의 노래 속에 홈플러스 외벽에서 아슬아슬 외줄을 타는 장면은 경이로웠다. 이어서 개막 주제공연인 '안산사람들'이 펼쳐졌다. 안산에 살면서 느꼈던 점, 안산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민들의 인터뷰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펼쳐졌다. 그 중에 특히 '애 키우는 엄마인데 안산에 수유 공간이 적다", "직장은 서울인데 거주지를 찾다보니 결국 안산으로 왔다"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눈에 띄었다.

개막공연이 끝나자 두 개의 재미있는 미디어 퍼포먼스가 8시 반부터 S4와 S6 양쪽에서 펼쳐져 무엇을 볼지 고민이었다. 먼저 S4에서 열린 인섹트로픽스(스페인)의 '은하계의 까퓨섹타를 찾아서'는 평소에 보기 힘든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가 함께한 무대로 은하계를 배경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 펼쳐졌다.

▲ 인섹트로픽스(스페인)의 ‘은하계의 까퓨섹타를 찾아서’. 음악과 미술, 실시간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은하계를 탐험하는 내용이 수준있게 펼쳐진, 국내에서 보기 힘든 멋진 공연이었다.


 

왼쪽 스테이지에서 만들어지는 은하계의 괴물, 별, 외계 생명체 등의 그림 이미지와 영상과 오른쪽의 여성 퍼포머가 은하계 배경영상 앞에서 벌이는 퍼포먼스를 다시 촬영한 영상이 최종적으로 가운데 큰 스크린에서 합쳐져 마치 은하계 가상의 공간을 떠도는 듯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데 무척 특이하고 신기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브라보",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를 연발하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S6에서 동시에 펼쳐진 체험예술공간 꽃밭(한국)의 '거인의 책상'은 DJ혼자 벌이는 간단한 구조의 퍼포먼스인데 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화면 가득 보이는 살색에 처음에는 어떤 외설스러운 장면인가 깜짝 놀랐으나 그것은 바로 디제이의 손가락이었다. 갖가지 손가락 동작에도 놀라고 그것을 실시간으로 VJing하여 즉각적으로 갖가지 격자형태의 화면분할로 펼져내는 기술력의 완벽함과 민첩함에도 감탄했다.

맨 마지막은 역시 댄스타임으로 흥겨운 디스코 음악이 야외무대를 신나게 가득 채웠다. 하지만, 가족단위로 몰려나온 관객들이 모처럼 마음먹고 춤을 추기에는 너무 머쓱했나보다. 2-30분 만에 댄스타임은 끝이 났고 첫째날 공연의 마지막을 알렸다.

토요일 5월 4일에 찾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현장은 주말이라 더욱더 축제다운 분위기였다. 모처럼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과 더욱 밀도 있는 공연으로 가득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첫째날에서 셋째날까지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한 장소에서 열린 프로그램은 중복해서 하고 있었다. '은하계의 까퓨섹타를 찾아서'와 '거인의 책상' 등은 공연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계속 비중 있게 공연되고 있었다.

▲ ‘티타니아‘. 관객들은 배우들이 하늘을 나는 퍼포먼스를 펼치자 무척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둘째 날 8시에 다시 본 인섹트로픽스(스페인)의 '은하계의 까퓨섹타를 찾아서'은 자세히 보니 첫날 본것보다 더욱 재미있었다. 배경 음악만 해도 실험적인 사운드가 좋았는데, 거기에 왼쪽 테크니션들이 실시간으로 바쁘게 만들어내는 외계적 이미지들의 형태 자체도 예술적이었으며, 여성 퍼포머의 퍼포먼스와 나래이션도 무척 고난도이고 깊이가 있었다. 그 둘이 합쳐지게 서로가 의식을 하며 이미지를 조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척 경이로웠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또한 외국을 나가더라도 찾아보기 힘든 좋은 공연을 도시축제에서 그것도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 무척 감사한 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유럽의 중세 마녀사냥 장면처럼 여자를 불에 태우는 것을 상징하고 있고, 나체로 퍼포먼스 하는 등 한국정서에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한국의 이런 도시축제에서 섭외되어 공연되는지 신기했다.

7시부터 네시간에 걸쳐 공연된 '사운드피크닉@안산'은 좀 아쉬웠다. 다채로운 음악의 시원한 비트감에 비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여전히 마음껏 춤을 추지는 못했다, 관객층은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동원된 듯 많은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최측이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려 올해 사운드피크닉을 특별히 강화했다는데 아쉬운 측면이었다.

9시에 공연된 프로젝트 날다(한국)의 '티타니아'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안산시민의 축제 야외무대에서 만날 수 있어서 신선했다. 거리극의 특성상 공간을 수직으로 높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특히 이 공연에서는 기중기로 배우들이 하늘을 나는 퍼포먼스를 펼쳐 관객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무척 즐거워했다. 주인공 타티아나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등장하고, 다른 배우들 6명도 기중기를 타고 한꺼번에 내려오는 장면은 과연 스케일 면에서나 신선함 면에서 볼거리에서 압권이었다.

▲ '다페르튜토 안산’. 안산에 살면서 있었던 일, 느낀 점 등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보여준다.


8시부터 10분간 공연된 다페르튜토 스튜디오/협력 아티스트 적극(한국)의 '다페르튜토 안산'은 아쉬웠다. 다른 공연무대가 사람들로 붐비는 것에 비해 '다페르튜토 안산'은 특별히 이번 2013년에 특별히 야심차게 준비한 안산 크리에이터스에 의해 만든 작품인데도 두세명 정도의 관객이 지나가면서 보는 정도였다. 20여명의 안산시민이 안산에 살면서 있었던 일, 느낀 점 등을 2분동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고, QR코드로 스마트폰에서 접속하면 영상을 볼 수 있는 등 다채롭게 꾸민 작품인데 호응이 크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이처럼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서울의 광화문광장의 2·~3배 정도 되는 안산문화광장 한복판에 7구역별로 80개의 퍼포먼스가 3일 동안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었다. 안산크리에이터스, 해외초청공연, 국내프린지공연, 상설공연 등이 3일동안 하루 1-2회 씩 총 4-5회 공연되어 첫날 공연을 못 보아도 다음날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반면, 여러 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될 때는 한곳에서 사방을 보며 공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한 공연에 집중하면 다른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단점도 생길 수 있었다.

거리극이라는 특성상, 공연을 한방향이 아닌 사방을 활용해야 하는 점도 있고, 열린 공간이므로 시원한 야외를 만끽하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몰입이 되게끔 관객을 붙잡지 못하면 그냥 흘려버리는 퍼포먼스가 될 수도 있다. 여하간에 전체적으로 가정의 달 5월 첫 주말에 세계 각지의 수준 있는 공연 거리극을 한자리에서 관람하며 견문도 넓히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나들이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보람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지금 5월에는 국내 각지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특성에 맞는 축제로 가득하다. 의정부에서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부천에서는 '복사골 예술제' 등 이제는 꽤 오랜 기간 행해져 온 각 지역자치의 축제들로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도시의 성장과 함께 그 형태도 다듬어져 가고 밀도 짙어지는 축제현장을 기대해보며, 무르익는 봄을 한껏 느끼고 싶다.

▲ S7구역 맨끝에 자리한 대표 포토존에서 기자가족의 인증샷. 이곳에도 사진 찍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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