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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리뷰] 김상진 & 문지영 듀오 리사이틀 '로망스', 연보랏빛 비올라와 피아노의 사랑 속으로

'김상진 & 문지영 듀오 리사이틀 - 로망스'는 연보랏빛 비올라와 피아노의 사랑에 흠뻑 빠지는 매력적인 시간이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김상진 & 문지영 듀오 리사이틀 '로망스'>가 지난 16일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열리며, 한 해 마무리의 겨울밤 황홀하고 낭만적인 비올라와 피아노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했다.

바이올린의 모습이지만 약간 크기 때문에, 중저음에 먹먹한 소리가 나는 비올라는 연주 레파토리가 바이올린만큼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날 연주회에서는 슈만, 류재준, 레베카 클라크의 작품부터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직접 작곡한 작품까지 비올라의 매력이 백분 발휘하며 피아노와의 사랑을 펼치고 있었다.

첫 곡 로베르트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는 중저음의 안정적인 비올라 음색에 푹 빠져드는 아름다운 음악회 시작이 되었다. Ab장조에서 아다지오는 비올라의 느린 선율로 시작해 높고 낮은 음역을 오가고, 비올라와는 전혀 안 겹치는 오른손 높은 음과 아주 낮은 저음으로 품격있게 비올라를 드러내주는 피아노의 뒷받침이 함께했다. 분위기가 급전환되어 알레그로는 열망을 담은 비올라의 슬러와 스타카토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망이 화려하게 전개되며 설렌다. 이 곡은 원래 슈만이 호른곡으로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올라에게 훨씬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류재준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단조 느낌으로 6도 슬러 상하행 후 빠르게 달려 제자리로 내려오는 1악장 시작 주제가 전체 악장을 지배하는데, 분명히 한 주제인데 악장별로 다양한 모습과 색깔을 내는 것이 신기하다. 1악장 저음 비올라의 주제가 영롱한 고음 피아노 반주 시작으로 침울함 속의 열망을 표현한다. 2악장 스케르초는 피아노가 주제를 끊임없이 알리며 속주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고, 비올라는 함께 달리거나 피치카토를 지나 구슬픈 선율로 변형된다.

3악장(Nina nanna 자장가)은 잔잔한 하행음계의 몽환적인 느낌에, 그 음계의 몇 초 동안은 살포시 잠도 왔다. Ninna nanna하며 아이 잠 재울때 토닥토닥하는 리듬이 실제 느껴서일 것이고, 글을 쓰다보니 이 3악장이 곡 전체 착상의 시작이었나 싶다. 류재준 다른 곡도 하행음계가 많았다고 기억하는 순간 4악장이 되니 주제는 경쾌하게 위로 오르고 있었다. 비올라는 더욱 확실하게 자신의 의지를 춤으로 표현하며 점차 고음으로 치달아 급강하로 끝나는 생명력의 멋진 작품이었다.

김상진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는 연인 같은 비올라와 피아노의 대화가 낭만적인 선율이었다. 2016년 발렌타인 데이에 김상진이 직접 만들어 처음 연주했다는데, 과연 마음은 물결처럼 굽이치고, 절절한 사랑은 닿지 못할 때조차도 끝은 G음으로 상행하며 소망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리뷰를 쓰며 다시 유튜브를 검색해 들으니, 4분의 짧은 곡에 모든 드라마가 있어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악보 구입이 가능하니 사서 연습해봐야겠다. 

레베카 클라크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오늘의 대미답게 화려한 기량과 음악적 표현이 완벽했다. "Hello Hello!"하는 것 같은 강렬한 5도 상행 시작음 후에 1악장 도입 민요풍의 카덴차에서 비올라의 강렬한 추진력으로 놀라움을 안겨주며 곡은 나부끼는 우수어린 선율로 이어진다. 이 곡이 1919년 버크셔 작곡 콩쿠르에서 수상작이고, 이 여성 작곡가 스스로 뛰어난 비올리스트였음이 유려한 비올라 선율과 피아노와의 조우에서 드러난다.

활기찬 2악장은 뮤트 낀 비올라의 피치카토가 특색있고, 16분음표 피아노 아르페지오는 터치를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문지영의 공기처럼 가벼운 손놀림에 놀라웠다. 3악장 론도는 민요적 색채의 1악장 주제가 빠른 속도로 되어 여러 형태로 등장하며 회상하는 매력적 분위기에 빨려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 매력은 김상진과 문지영의 연주로 비롯되는데 악기적 음색은 달라도 억양이 같아서, '시간적 연주'를 듣고 있는데도 시간이 멈춘 것 같이, 훌륭한 명화를 눈 앞에 두고 그 속에 깊이 빠져드는 환상의 시간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관객들의 브라보에 김상진 작곡의 <발라드>와 <피치올라  센세이션>이 연주되며 더욱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발라드>는 앞 <로망스>와 비슷하면서도 담담한 삶의 자세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곡이었으며, <피치올라 센세이션>은 마치 기타인 듯 사랑스럽게 비올라를 안고 연주하는 모습과 피치카토 화음이 정말로 센세이션했다. 공연 후 로비에서 <피치올라 센세이션> 악보를 구입해 집에와서 펼쳐 보니, 아까 그 감미로운 소리가 이렇게 빽빽한 악보였나 싶은게 "그래도 도전!"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한편 2022년 오푸스 음악회는 더욱 탄탄하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5.10),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5.17), 허원숙 하이든 프로젝트 III(12.8), 피아니스트 허효정 인문학 리사이틀 (2.24, 12.22), 앙상블오푸스 '산책'(3.10), 정기연주회 '아르트노라스와 친구들'(9.1),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창립 50주년 기념 연주회를 선보인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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