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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백세합창단 창단연주회 '위풍당당', 100세 꿈나무 롤모델이 되다!!

클래식

by 이화미디어 2022. 4. 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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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합창단 창단연주회 '위풍당당' 소프라노 김영미와 앵콜장면. ⓒ 박순영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백세시대와 코로나 종식을 증명이라도 하듯 60세부터 96세까지 90여 명이 함께 롯데콘서트홀에 모여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Lacrimosa', '향수'를 부르는 화음과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지난 28일 저녁 7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백세합창단 창단 연주회 - 위풍당당>이 펼쳐졌다. 제목처럼 성대했으며, 실버, 시니어 세대의 열정과 여유, 노련함을 연주된 음악에서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콘서트홀에서 머리 희끗한 백세합창단 단원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그 연령대와 인원수에서 존재감이 가득했다. 선 모습자체로도 뭉클하고 아름다웠는데, 첫 곡 하이든의 <하나님을 찬양하라>가 시작되자 "이거 보통 사건이 아니다!"는 느낌이 왔다. 77세까지 18세기 당시로서는 장수했던 작곡가 하이든의 말년 작품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백세합창단의 일사분란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박자감, 90여명의 일치된 음색을 어떻게 이 코로나 기간 맞추었을까.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확한 반주 또한 라틴어 가사와 대위법으로 서로를 모방하며 움직이는 합창음악의 위용을 훌륭히 드러내주었다. 노익장의 하이든이였기에, 또 백세합창단이었기에, 그 창단연주회의 첫 서곡으로서 너무도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은 하이든 <놀람 교향곡> 4악장은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기량도 뽐내고 합창단에게는 휴식이 되는 좋은 배치였다. 다음으로 모차르트 <레퀴엠> 중 '진노의 날(Dies Irae)'의 장엄한 심판, '눈물의 날(Lacrimosa)'의 슬픔과 은총이 한 뜻 한 마음으로 이 코로나와 지구상 전쟁의 종식을 열망하며 훌륭히 연주되었다.
 

▲ 백세합창단 창단연주회에는 실버의 삶과 예술에의 사랑, 열정을 응원하러 온 수많은 관객이 함께했다.ⓒ 박순영

 
에메랄드빛 멋진 드레스를 입은 소프라노 김영미 또한 70세 가까운 나이에도 더욱 안정적인 호흡과 발성으로 합창단에 화려함과 고귀한 힘을 실어줬다. 모차르트의 <환호하라, 기뻐하라> 중 '알렐루야'에서 흐트러짐 없는 장식음을 연주하며 기쁨을 주었으며, 베르디 <운명의 힘> 중 '주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에서 풍성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관객을 순식간에 오페라 명장면으로 인도했다.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그 템포나 연주 감각 면에서 백세합창단의 내공을 느낄 수 있을만큼 매우 우수하였다. 이어 <성자들의 행진>은 작자미상의 흑인영가로 첫 부분의 두터운 음폭이 강한 인상을 이끌며, 곧 경쾌한 리듬이 나오자 관객은 함께 박수장단을 치며 마지막에 만족의 브라보와 박수를 보냈다.

인터미션 후 남성단원의 흰색자켓에 나비 넥타이, 여성 단원의 살구색 쉬폰 드레스, 지휘자의 화사한 흰 연미복이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단원 입장 후 예술계 인사들의 축하영상이 분위기를 북돋워 주었다.

축하영상에서 이상길 지휘자는 120세까지도 합창하는 발전을 기원했으며, 박미자 교수(서울대 성악과), 함신익 지휘자(심포닉송 오케스트라), 손성래 단장(한러오페라단), '강 건너 봄이 오듯이'를 지은 임긍수 작곡가, 유동근 배우가 모두 백세합창단 창단의미를 지지하며, 무궁한 발전과 건강을 응원했다. 

이어 백세합창단의 탁인성 단장(베이스)이 "많은 실버합창단에서 65세가 넘으면 뽑지를 않는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창단계기를 말하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60세부터 96세까지 90명이 넘는 백세 꿈나무들이(!!이 대목에서 관객이 흐뭇한 박수를 또 보냈다) 매주 코로나와 싸워내며 이 무대를 준비했다. 많이많이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후반부는 우리말 가곡순서로, 백세합창단의 아름다운 정서와 우리말을 성악으로 잘 전달하는 실력이 발휘되는 시간이었다. <목련화>는 영상 속 꽃 배경과 단원들의 흰색, 살구색 의상이 어우러지며 잔잔함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꽃구름 속에>는 경쾌함이 있었으며, 백세합창단 단원들 가족사진이 영상에 보이며 더욱 뭉클했던 <가족이라는 마음> 합창까지 우리말 합창의 의미를 백분 보여준 시간이었다. 
 

▲ 마무리 인사중인 김상경 지휘자가 맨 아랫줄 오른쪽 끝에서 세번째 최고령 96세 단원을 소개해주었다. ⓒ 박순영

 

<향수>는 그야말로 우리말 가사와 성악발성의 조화가 마지막 잔잔한 끝음까지 집중력을 가지며 일품이었다. 대미로는 구희서 시, 박범훈 곡의 <배 띄워라>로 북리듬과 함께하는 신민요 형식이 합창과 잘 섞이며 고난극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앵콜의 <거룩한 성>은 소프라노 김영미와 함께 주님 영광을 드러내었고, <위풍당당 행진곡>을 장대한 합창으로 부른 후 합창단 오케스트라 150여명이 단원 다같이 머리숙여 인사하는데 왠지 숙연하고 뭉클했다. 끝인사에 김상경 지휘자는 "단원 중에는 연습실까지 왕복택시비 26만원을 쓰실 정도로 열심이셨고, 어떤 분은 노환으로 눈이 안 보여 악보를 아예 외워 부르실 만큼 열정적이셨다"고 소개했다.

지휘자가 제일 나이많은 96세 할아버지를 소개하겠다 하여 관객들은 흰머리 어른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까맣게 염색하고 허리도 꼿꼿한 할아버지가 멋쩍어 하며 손을 드셨다. 노년이 길어졌다. 재능도 꿈도 점점 더 피어난다. 예술 전공자도 서기 힘든 롯데 콘서트홀에 정말 완벽하고 철저한 준비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백세합창단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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