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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오페라단 '알제리의 여인' 한국 초연

오페라

by 이화미디어 2024. 3. 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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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 국립오페라단의 로시니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지난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한국 초연했다.

 

국립오페라단의 2024년 첫 시즌 공연으로, 이태리 낭만파 가극의 깃발을 세운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의 오페라 부파 작품으로 상쾌한 봄에 어울리는 무대를 한국초연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연출은 오페라 속 한국적인 감성을 살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최지형 연출이 맡아, 말로 익살을 떨며 기교를 펼치는 오페라 부파의 '노래'가 '말'로서 잘 전달되도록 무대와 성악가 동선 등에서도 편안한 톤 정돈을 잘 하였다. 

 

로시니가 21살이던 시절 단 27일 만에 완성했다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가장 로시니다운 작품으로 꼽힌다. 프랑스 작가 스탕달은 이 작품을 두고 “오페라 부파 양식의 완성”이라 극찬한 바 있다. 내용은 이사벨라가 기지를 발휘해 알제리의 태수, 무스타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스타파는 부인인 엘비라에게 실증을 느끼고 그녀를 떼어내기 위해 해적에게 납치되어 노예가 된 린도로와 이어주고자 한다. 이때 소식도 없이 사라진 린도로를 찾아 헤매던 이사벨라가 난파를 당해 알제리에 도착하고, 무스타파는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국내에서 잘 연주되지 않는 로시니 오페라의 한국 초연이니만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공연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이는 노래 각 대목마다 터져 나오는 브라보, 브라비로 응답되었다. 서곡에서 영상에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시작했으며, 1막에 각 캐릭터의 노래는 극을 이끄는 말이 되어 오페라를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 풍성한 바지와 터번의 의상, 거대한 기둥과 곡선 문양의 무대미술로 아랍적 요소를 잘 살려 극의 배경을 잘 뒷받침해 주었다.

 

국립오페라단 보도자료에 '이번 작품을 위해 한국의 예술가들이 뭉쳤다'라고 하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작년은 국립이 베르디의 해를 맞아 모두 베르디 작품에 해외 연출과 지휘자, 성악가를 대거 기용하여 우리의 국립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제57회 브장송 지휘콩쿠르에 한국인 최초로 3인 결승에 올라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30대 젊은 지휘자 이든이 이끌었다. 이번이 전막 오페라 국내 데뷔였는데, 깔끔하고 정확한 디렉션으로 음악을 만들어내었다. 

 

23일 공연에서 한국의 대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은 안정적이고 볼륨있는 음성과 아름다운 제스처로 이사벨라 역을 맡아 브라보 세례를 이끌어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테너 이기업은 린도르 역에서  맑은 미성으로 고음도 편하고 정확하게, 장식음도 경쾌하게 잘 노래하며 극의 톤을 밝게  잘 이끌었는데, 오케스트라가 가득 연주하는 부분에도 고음의 팽팽함이 오케스트라를 잘 뚫고 나와주어 박수를 받으며 국내 오페라 데뷔를 잘 치뤘다.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윌리엄 텔> <플라테> 등에서 활약한 바 있는 바리톤 전태현은 이번 무대에  무스타파 역으로, 아랍모자와 엉덩이가 풍성한 바지가 어울리며  당당한 풍채와 안정적이고 중후한 저음에 극의 중심에서 아랍 느낌을 가득 뿜으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엘비라 역 소프라노 이해원 또한 고음에 장식음을 명징하게 잘 표현해 시원함을 주었다.

 

로시니 오페라의 특징으로 5중창과 7중창도 아기자기하고 익살스러운 장식음 위에 오밀조밀 보는 재미가 있었다. 2부에서는 옷 갈아입는 장면이 야릇했는데 옷을 옷 상자에 넣는 것 또한 좋은 포인트가 되었다. 재채기를 하면 여인과 둘만의 시간 을 보내게 해 달라는데 재채기 신호가 안 맞는 장면 또한 웃음을 주었다.

 

mazlae@hanmail.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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