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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울청소년국악단 'ANOTHER DREAM', 무한한 가능성의 확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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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2. 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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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소년국악단 공연장면 ⓒ 서울시청소년국악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12월 2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청소년국악단(단장 예술감독 유경화) 제46회 정기연주회 <ANOTHER DREAM-우리 악기의 재발견> 공연이 열렸다. 단소, 생황, 철현금 등 희귀 악기의 협연, 젊고 순수한 에너지가 국악관현악(지휘 김지환)의 다양성, 역동성과 함께 연말의 기쁨으로 다가온 시간이었다.

첫 번째 '대취타 역(易)'(원일 작곡)은 조선 시대 임금의 행차 때 연주했던 대취타를 본 공연과 합주단의 소개로 해 공연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관현악단 뒷줄 타악기부터 앞쪽 관악기까지 한 줄씩 차례로 무대에 등장하며 각 악기의 음색을 소개한다. 원래 대취타보다 흥겨운 리듬이 가미되고, 피리 등 관악기는 2도, 7도 등 미묘한 불협화음으로 충돌을 야기해 강한 에너지를 획득했다.

생황 협주곡 '바람의 시간'(위촉 초연, 강상구 작곡)에서는 신비롭고 다채롭게 펼쳐지는 생황의 음색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바람 소리와 강렬한 고동 후 생황의 4음 주제로 시작해 C음 근음의 느린 호흡, 점차 주제의 반복이 변화무쌍한 리듬 반복의 미학으로 카덴짜까지 이어진다. 협연의 김효영은 오묘한 생황의 기운을 집중 어린 표현력으로 펼쳐내었다.

퉁소협주곡 '만파식적의 노래'(백대웅 작곡)는 독주 퉁소의 맑은 음색과 기교가 다양한 장단 위에 빠르게 전개되었다. 1악장 중중모리로 전체합주가 신나고, '북청사자놀음'을 표현한 퉁소 가락의 움직임에서 사자 탈춤의 모습이 연상된다. 2악장은 F 단조의 삼장개비장단과 중모리장단으로, 다시 3악장의 중중모리장단으로 이어진다. 1악장에만 카덴짜가 있는 것이 특별한데, 협연의 최민은 퉁소의 애상 어린 선율과 꾸밈음 등을 긴 호흡으로 장대하게 펼쳐냈다.

철현금을 연주한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유경화 단장. 독특하고 선형적인 철현금의 매력을 선보였다.


▲ 철현금을 연주한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유경화 단장. 독특하고 선형적인 철현금의 매력을 선보였다.
ⓒ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철현금 협주곡 '금(琴)의 노래'(위촉 초연, 김성국 작곡)는 철현금의 오묘한 변화감과 집중감이 멋졌다. Bb의 근음 위에 철현금이16분음표 동음반복으로 죄어간다. 그다음 순차진행으로 느리게 외줄 타는 듯한 광대의 마음을 표현한다. 마지막 카덴짜에서는 유경화 단장이 빚어내는 16분음표 미세한 반복과 한 음씩 음에서 음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며 미시의 세계에서 거시를 바라보는 듯한 깊은 공간감에 관객들은 "얼쑤, 얼씨구" 등 추임새를 자연스레 발산하며 강렬히 휘몰아치는 마무리에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단소 생황 철현금을 위한 협주곡 '지평선'(위촉 초연, 김대성 작곡)은 독주 악기로도 흔하게 작곡되지 않는 세 악기를 삼중협주곡으로 작곡해 그 가능성을 재발견하는 작품이었다. 단소는 학교 교육으로 흔히 보급되지만 잘 연주하는 사람은 드물다. 단소의 고음과 생황의 빛깔, 철현금의 작지만 강한 임팩트가 각각의 독주 부분과 서로의 어울림, 관현악파트와의 조우로 새로운 화음을 형성했다. 작곡가 김대성의 곡진행은 화성, 리듬 면에서 서양 현대음악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어려운 연주법이지만 도전과 새로운 음의 미학을 선보였다.

마지막 순서와 앵콜로 '은가비'(홍정의 작곡)는 지휘자, 작곡가가 아니라 연주단원들을 주인공으로 해 따뜻하고 감동 어린 메시지를 훈훈하게 와 닿았다. 밝은 선율감과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흥을 맞추고, 한 사람씩 일어나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청년의 꿈을 이야기했다. 동료, 선후배로 가득했던 관객석에서는 열렬한 환호로 화답했다.

이번 공연은 보는 입장에서 무척 즐겁고 흐뭇했다. 연말 분위기와 젊음의 에너지도 있겠지만, 기성 창작계의 창작국악관현악을 어떠한 의무감이나 새롭게 '발굴'해야한다는 프로젝트성 창작 산실로의 접근이 아니라, 국악 자체의 특성으로부터 깊게 우러나올 수 있는 '국악'으로부터의 출발, 그리고 하나의 음악회를 공연으로서 관객에게 선물로 줄 수 있기까지의 연출, 짧은 간막 영상으로 다음 음악에의 기대치를 높이는 방법까지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국악과 양악이 꼭 만나야 할까? 만남의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이 국악을 만났다' 혹은 '국악이 무엇을 만났다', 그래서 어떻게 변화됐다는 결과의 출발에는 종종 우리 국악과 창작국악에 대해 '문제시'하는 접근들이 있었다. 음 자체의 속성으로 천천히 타고 가는 길, 그 길을 가만히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다양한 길을 함께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창작은 해결 거리가 아니라 다양성과 즐길 거리, 정신의 유희로 더욱 즐겁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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