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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 유혹과 배신,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페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4. 2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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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함께 카메라를 향해 함께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로부터 박기현, 조장남, 김귀자, 양수화, 강화자, 최영석) ⓒ 문성식기자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위원장 김귀자)이 5월 2일(금)부터 6월 1일(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 등에서 열린다.

올 해는 5개의 참가 작품중 3편이 성경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바이블오페라페스티벌'을 떠올리게 하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5작품 모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며 각각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이기에 굳이 지나치게 종교적 편향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114년 미래의 도시, 목잘린 요한에게 키스하는 <살로메>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첫무대는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의 <살로메>가 열게 된다. 이탈리아 로마극장 및 한국오페라단 상임연출가 마우리지오 디 마띠아가 연출을 맡은 오페라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을 차지하기 위해 의붓아비 헤롯왕을 유혹하는 치명적 팜프파탈 살로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관기념 바스티유극장 내한공연 이후 21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재공연되는 오페라 <살로메>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것으로 190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특히 의붓아비 헤롯왕을 유혹하기 위해 일곱개의 베일을 하나씩 벗어내는 '일곱개 베일의 춤'장면이 유명하다. 성악 못지않게 무용의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오페라단이 창단 25주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올리는 오페라 <살로메>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인 2114년 미래의 도시로 배경을 옮겼다.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와 혼돈 속 미래의 도시에서 어두운 무대 위를 전라의 남녀가 뒹굴고 바이크가 질주하고 그 속에 인간 본연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목이 잘린 요한에게 키스하는 살로메, 에로티시즘과 선정적, 충격적 묘사로 인해 청소년들은 관람불가다.

▲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한국오페라단의 오페라 <살로메> ⓒ한국오페라단


동정부부 요한과 누갈다의 사랑과 죽음, 3년에 걸친 기획과 창작 <루갈다>

5월 9일(금)부터 사흘간 공연되는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의 <루갈다>는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때 순교한 동정녀 부부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누갈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3년간 기획과 창작과정을 거쳐온 이 작품은 오는 8월 중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대전·충남지역)와 순교자 시복식(광화문 예정) 집전을 위해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방한준비위원회 공식후원작이기도 하다.

19세기 초반, 조선에 천주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누갈다는 신앙을 위해 동정을 지키며 홀로 살기를 결심한 사람들로 세인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이 젊은 부부가 겪어야 했던 육체적 욕망에 대한 갈등과 신앙을 위한 죽음은 이 작품의 뼈대가 되었다. 꼭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공동의 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부부의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적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다.

오페라 <루갈다>는 호남오페라단이 소재한 전라북도의 특성을 살려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소재, 특히 오페라에 판소리 음악을 접목해왔던 시도를 집대성하여 작곡에 지성호, 대본 김정수, 연출 김홍승, 지휘 이일구 호남오페라단 상임지휘자가 맡았고 루갈다 역에 박현주, 신성아, 김순영, 요한 역에 신동원, 강훈, 이규철, 형판 역에 이대범, 안균형 등이 출연한다.

▲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호남오페라단의 오페라 <루갈다> ⓒ호남오페라단


새장 모양을 형상화한 나비부인의 집, 10분간 서서히 변화하는 조명의 묘미

5월 16일(금)부터 공연되는 세번째 작품 글로리아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거의 매년 공연되는 작품이다. 집안이 몰락해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은 미국 해군 중위 핑커톤과 결혼 하지만 곧 돌아온다며 떠난 남편은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주위의 재혼 권유를 거절하고 아들과 함께 남편을 기다리던 나비부인은 새아내와 함께 돌아온 핑커톤에게 아들을 맡기고 죽음을 선택한다.

남자에게 배신당한 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허밍코러스'와 '어떤 개인 날', '꽃의 노래' 등의 아리아가 유명한 오페라 <나비부인>은 작곡가 푸치니가 영국에서 호평받던 미국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의 연극을 관람한 후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자코사 대본으로 오페라를 완성해 1904년 밀라노 스칼라극장에서 초연했다.

이번 글로리아오페라단의 <나비부인>은 공연 특성상 큰 변화를 줄 수 없는 단일 무대에 대해 조명 활용과 새장모양의 무대set 형상화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주는 시각적 인상을 강화했다고 한다. 즉, 나비부인의 심리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자기 스스로는 자기 삶을 바꿔나갈 수 없는 나비부인을 '새장에 갇힌 새'에 비유하기 위해 나비부인의 집모양을 새장처럼 꾸몄고, 나비부인이 핑커통을 기다리는 저녁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10분 정도를 미세한 조명의 변화로 표현한다. 이 10분간의 조명 변화는 너무 미세해서 관객들이 채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많지만 미리 알고 본다면 나름의 묘미가 있을 수 있다. 마치 푸치니가 영국에서 본 벨라스코의 연극 공연에서 14분 동안 아무런 대사 없이 배우를 세워놓기만 한데 강한 인상을 받은 것처럼.

▲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비부인> ⓒ글로리아오페라단


미녀 데릴라의 유혹에 넘어가 능력을 잃어버린 천하장사 삼손

5월 23일부터 사흘간 공연되는 베세토오페라단(단장 강화자)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영웅 삼손의 이야기를 
까미유 생상이 작곡한 것으로 팔레스타인의 지배하에 탄압받던 히브리인들의 영웅 삼손이 미녀 데릴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이 가진 괴력의 비밀을 털어놓고 결국 능력을 잃어버려 팔레스타인의 노예가 되고 말지만 스스로 뉘우치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 다시 괴력을 되찾아 신전을 무너뜨리고 거기 모인 모든 사람을 깔아버린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합창단원 80명 이상, 무용단원 30~40명 정도가 동원되는 대규모 공연으로, 제작비가 많이 드는 탓에 자주 공연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카르멘 등 메조소프라노가 주인공인 몇 안되는 작품 중에서도 '그대 음성에 내 마음이 열리고' 등 특히 음악이 아름답고, 삼손을 처형하기 전 다곤 신전에서 관능적인 이교도적 춤이 펼쳐지는 바카날(Bacchanale)은 관객을 압도한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메조소프라노로 인해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 탓에 외국에서 연출가를 불러오기보다는 삼손과 데릴라를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이번에도 직접 연출을 맡았다고 한다. 베세토오페라단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2011년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공연은 베세토오페라단과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베세토오페라단의 오페라 <삼손과데릴라>
ⓒ베세토오페라단


맹진사댁 경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

현재 단장이 공석인 국립오페라단은 5월 31일(토)과 6월 1일(일) 양일간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을 올린다. 오페라 <천생연분>은 일제시대 때 극작가 오영진이 쓴 <맹진사댁 경사>를 <결혼>이란 제목으로 오페라화해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 초청되어 초연한 이래 2007년 일본 동경, 2008년 중국 북경 공연으로 이어진 작품으로 전통혼례와 결혼풍속을 소재로 한국의 미와 예술을 오롯이 담은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양악과 국악의 조화로운 만남을 이끌어오고 있는 
작곡가 임준희의 오페라 <천생연분>은 극작가이자 연출가 이상우의 대본을 한아름이 개작과 가사, 서재형이 연출을 맡았다. 원작이 한국 전통혼례에 촛점을 맞추어 권선징악적 소재를 다룬데 비해 오페라 <천생연분>은 관습적인 결혼제도의 모순에 맞선 인간 본연의 자유의지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천생연분> ⓒ국립오페라단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 - 바리톤 김동규가 들려주는 유쾌한 오페라이야기, 오페라갈라

지난 해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던 야외공연은 올 해에도 계속된다. 5월 17일(토)에는 바리톤 김동규가 들려주는 유쾌한 오페라 이야기와 오페라 속 아리아가 함께하는 시간이, 24일(토)에는 최고의 성악가들이 선물하는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가 페스티벌을 장식하게 된다.

또한 지난 해 빠르게 매진되었던 페스티벌석이 올 해에는 회당 80석으로 확대된다. 페스티벌석은 참가 작품의 한정된 좌석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참가작 티켓 소지자들은 릴레이 할인 20%를 통해 각 나라의 오페라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ewha-media@daum.net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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