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진엽 개인전 '춤, 그녀...미치다' 한 장면.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차진엽 개인전 <춤, 그녀... 미치다>가 지난 2014년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이번 무대는 차진엽 콜렉티브 에이(Collective A) 예술감독이 그녀의 30년 춤 인생에서 처음 선보이는 독무대이다. 그는 2014년 화제의 프로그램이었던 <댄싱9>의 심사위원을 했었다.

공연 시작 전, 나미의 '빙글빙글'이 리믹스 된 음악이 흐르며, 검정 옷을 입은 차진엽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직접 안내 멘트를 했다. "공연제목처럼 차진엽이 춤에 미치는 어떠한 장면을 기대하시지는 말라"면서, "휴대폰이 울리면 정말 미칠지도 모른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세상, 춤을 춰라

공연이 시작되면, <썩은 사과(Rotten Apple)>, <가짜 다이아몬드(Fake Diamond)>, <하얀 까마귀(White Crow)>등 차진엽의 이전 작품들이 무대 앞면 가득 영상으로 보인다. 6분할, 8분할되어 순차적으로 보여 지는 기법이 그녀의 안무작들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어서, '웅'하는 진동음과 저음의 비트가 들린다. 검은 무대 위에 전구 두 개가 번갈아 깜빡인다. 그 뒤에 서서 차진엽이 국민체조 동작처럼 두 팔을 활짝 펼쳤다 몸에 붙이기를 반복한다. 계속해서 켜졌다 꺼졌다하는 전구 불빛은, 마치 꼭두각시처럼 워밍업 동작을 시작하는 그리고 반복적으로 춤을 춰야하는 그녀의 모습을 표현한 듯했다.

한 판의 춤이 끝난 일상은 정적이 흐른다. 라디오 방송의 세상 소식은 내(그녀, 차진엽) 마음을 복잡하게만 한다. 나는 그러한 세상 밖 소식을 들으면서도 집의 테이블, 소파 등의 가구를 만지며 계속적으로 몸을 푼다. 뉴스는 들을수록 마음이 편하지 않다. 바닥에 천천히 구르다가, 무료한 듯 또 손을 다리사이에 끼고 누워 쉰다. 다시 움직인다. 뒤로 구르고 하늘을 향해 쳐다보며 두 발을 하나씩 디디며 구르기도 한다. 소파에 거꾸로 누워 다시 바닥에 내려와 구르기도 한다. 
 

그러더니, 바닥의 먼지를 직접 침을 묻혀 닦는다. 아예 상의를 벗어 그 옷으로 바닥을 막 닦기 시작하더니, 소파 밑에 떨어진 물건을 발견하고 주워 그것을 벽에 붙인다. 녹색조명아래 계속되는 진동음을 배경으로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계속해 주워 벽에 붙인다. 소파에 앉은 남자는 계속 손에서 물건을 떨어뜨려 바닥을 어지럽힌다. 마치 그녀의 마음이 정돈되도록 놔둘 수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어지럽히고, 그녀는 정돈을 위해 계속 주워 신경질적으로 벽에 붙인다. 
 

다시 어둠 속에 겉옷을 걸치고 그녀는 춤을 춘다.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은 춤 밖에 없다. 아니, 춤, 내가 세상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춤 이외에 그 무엇도 없다. 한 판의 강렬한 음악과 몸짓이 끝나고 다시 일상공간으로 돌아온다. 음악은 비트음악에 피아노의 반복되는 저음 C음으로 복잡한 내면세계를 보여준다.
 

한 면은 영사막 혹은 춤추는 공간으로, 또 소파·창문 등 그녀의 일상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구분된다. 짧은 장면마다 쉼 없이 이동하는 무대장치 또한 인상적이다.
 

비상식적인 세상, 가장 상식적인 공간은 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내면의 시간이다. 여성스러운 나풀거리는 치마로 갈아입었다. 무대에 함께 등장해 묵묵히 그녀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이는 나를 지탱해주는 존재이자, 이 사회를 대변한다. 말없이 나를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준다.

그, 이 사회는 결국은 내 춤을 만들어 내주는 원동력이다. 나 혼자 춤이 될 수는 없다. 잔잔하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이 내 생각을 드러내준다. 나와 함께 구르기도, 마주하기도, 받침대가 되기도 하는 그, 사회는 내 모습을 잡아주고 만들어준다.
 

마지막 장면은 나미의 '빙글빙글' 음악이 들리며, 그녀가 안쪽 창고에서 장난감 강아지 다섯 마리를 꺼낸다. 장난감 강아지가 진짜 강아지처럼 이쪽저쪽으로 귀엽게 뒹군다. 작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빙글빙글' 노랫소리가 이내 커지며 약간 저음으로 변조된다. 무대전체에 빨강파랑 조명이 비추인다. "어떻게 하나"하는 노랫말이 마치 그녀, 차진엽의 심정을 표현한 것 같다. 바닥에 깔려있던 담요를 덮어 쓰고 마구잡이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

▲ 인터뷰 중인 차진엽 ⓒ 문성식

공연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진엽은 "제가 춤에 미쳐서 춤을 췄다기 보다는, 춤을 출 수밖에 없는, 차진엽의 인생에서 춤이 있고, 세상이 미쳤기 때문에, 그래서 미치지 않으려고 춤을 추는 것을 표현하려 했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춤이 끝나고 뉴스나 세상 밖을 보면 비상식적인 여러 일들이 벌어지잖아요. 그런데 연습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으면 오히려 저한테는 그게 정상이고 편안해져요.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가장 상식적인 공간이 춤인 거죠."

차진엽이 이끄는 콜렉티브 에이는 오는 3월 6일과 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차진엽 안무의 <가짜 다이아몬드(Fake Diamond)>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무대는 2014 무용 창작산실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작 일환으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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