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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넌버벌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 화끈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무용

by 이화미디어 2015. 6. 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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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지난 6월 11일(목)부터 14일(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아이슬랜드 출신 연출가 크리스티안 잉기마르손과 덴마크 피지컬 씨어터 극단인 니앤더(Neander)가 총 여섯번 공연한 '넌버벌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은 남자 샐러리맨들의 유치한 머릿 속 상상을 매우 진지한 장난으로, 그리고 궁극에는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유쾌한 예술로까지 만들어냈다.

'블램'은 의성어로 "탕!"하고 총이 격발되거나 문이 세개 "콰당!"하고 닫힐 때 나는 소리를 뜻한다. 출근에서 퇴근까지, 다람쥐 쳇바퀴같이 굴러가는 샐러리맨들의 평범한 하루들. 누구나 한 번쯤은 상사의 눈치를 봐가며 어떤 식으로건 딴 짓을 해 본 기억쯤은 있을 것이다.

'넌버벌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각자 칸막이로 구획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노란색 메모지를 붙이거나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이따금 옆 동료와 잡담을 하고, 보온병에서 커피를 따라마시거나,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 한잔을 따라마시며 정신을 차리기도 한다.

이른 아침, 첫 출근자가 사무실 불을 키고 나면 하나 둘 씩 출근이 시작된다. 이미 자리에 앉은 상사보다 지각한 부하직원은 몰래 살짝 들어오려다 딱 걸렸어! 부서원들의 자리를 돌며 격려도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직원들을 감독하는 팀장. 여느 사무실 풍경과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새 땡땡이치기 시작한 직원들은 어느새 사무실을 완전히 별세계로 만들어버린다. 자신들을 감시하던 폐쇄회로 카메라는 영화 촬영 장비로 둔갑하고, 사무실에 있던 옷걸이, 쓰레기통, 도면통, 스테플러, 사무용자, 연필 등은 기관총, 박격포, 바주카포, 권총, 장검, 단검이 되어 액션무비 촬영 현장이 펼쳐진다.

결국 상사에게 현장을 들키고 말지만 아주 순조롭게 넘어간다. 다음 장면은 감미로운 판타지 드라마로 이어진다. 책상 위 스탠드들이 갑자기 생명을 얻었는지 제각각 직원들에게 다가가 유혹을 하더니 어느 순간 꿀렁꿀렁 소리를 내던 생수통과 결합해 직원 한명과 진지한 사랑에 빠져들고 함께 춤도 춘다. 마치 픽사 최초의 단편 애니메이션 '룩소 주니어'나 픽사-디즈니 애니메이션 '월-E'의 한 장면을 보는듯 자연스럽다.

보온병 커피를 나누어 마시던 직원들이 함께 담배를 피며 포커를 치고 술을 마시는 장면은 배우들의 천연득스러운 연기에 의해 갑작스레 관객의 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고,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듯한 테이블 위 컵과 카드의 저글링은 절묘한 호흡과 자연스러움이 마치 마술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같은 부서 내 직원들의 동료애와 팀웍, 경쟁의식 등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대략 5~6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음악전환과 함께 이어지는 '블램'의 마지막 장면은 헐리우드 액션 히어로들의 대결장면으로 꾸며졌다. 이 때쯤 되면 이 공연이 취향에 안맞는지 꾸벅 꾸벅 졸아대던 관객도 머리를 번쩍 들고 다시 집중하게 된다. 사무실 안쪽 절반의 공간이 단계적으로 위로 치솟아 오르고, 결국은 수직으로 서게 되어 2층 복사실. 3층 화장실의 3층 구조가 되는데 초록괴물 헐크, 엑스맨의 울버린, 베트맨의 악당 베인, 아이언맨 등과 유사한 복장을 하고 등장한 블램 멤버들이 화끈한 액션 난투극으로 아수라장을 만들며 막을 내린다.

블램은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업무 공간, 흔히 볼수있는 사무용품을 총동원해 실제로는 불가능한 머릿속 상상들을 대사없이 오로지 몸짓만으로 거침없이 펼쳐보인다. 처음엔 바로 옆 사무실같이 익숙하고 평범한 장면들로 시작, 성룡의 홍콩영화에서처럼 무협 액션, 다이하드 같은 총기 액션을 거침없이 해낸다. 카드놀이, 생수통과의 사랑과 비극, 마블코믹스 히어로들의 마초플레이 등 시종일관 흥미로운 볼거리들은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게 한다. 최근 본 공연들 중 가장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크리스티안 잉기마르손과 덴마크 니앤더 극단은 '넌버벌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의 성공에 힘입어 2016년에는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흥미롭게 풀어낸 신작 'Airport'를 발표할 예정이라 한다. 이 작품도 사뭇 기대가 된다.

한편 LG아트센터는 
6월 16일(화) 공연 예정이었던 파벨 하스 콰르텟 공연이 메르스 확산에 대한 연주자들의 우려로 인해 오는 12월 7일(월) 오후 8시로 일정을 옮겨 진행할 예정이다.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CCTV 감시카메라와 스텐운반카트가 영화촬영 장비로 둔갑했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파티션 위에서 아래쪽을 공격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커피를 나눠 마시며 포커 중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정수기+스탠드'와 사랑에 빠지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헐리우드 액션히어로들의 대결(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헐리우드 액션히어로 헐크(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 넌버블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공연장면 - 헐리우드 액션히어로들의 대결(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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