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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자,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헌정공연 '네 개의 벽'

무용

by 이화미디어 2012. 11. 1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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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신자,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헌정공연 '네 개의 벽' (사진제공=E-Won Art Factory)


"한국에서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예술의 선구자 존 케이지(전위음악가, 1912~92)의 전위적 예술정신을 재조명하고 싶었어요. 존 케이지는 백남준의 '히어로'였죠. 백 선생이 그의 100주년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생전 소원이었는데 못 이루고 갔으니 내가 나설 수밖에 없네요"

"원하고 노력하면 나이가 아니라 그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어요. 문제는 집중력이죠. 저는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출 거예요" 

-홍신자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25년간 뉴욕에서 활동하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미국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 등과 예술적 교류를 지속했던 무용가 홍신자 씨(72)가 오는 11월 20- 21일 양일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서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

'네 개의 벽(four walls)'은 홍신자가 미국 현대 작곡가 존 케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11일 중국 추모공연, 18, 19일 국립극장 기념공연 후 관객들과 공연관계자들의 재공연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존 케이지가 작곡한 '네 개의 벽'은 원래 미국 현대 작곡가 존 케이지의 1944년도 작품으로 거친 감정과 비탄을 드러내다가 마침내 연민과 동감으로 누그러지는 음악이다. 무용가 머스 커닝햄의 <솔리스키>라는 작품의 음악으로 쓰여진 후 무용 무대에서 거의 잊혀졌던 것을 1985년 홍신자가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공연에서 다시 끄집어내 빛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존 케이지와 더불어 재해석하여 안무한 홍신자의 '네 개의 벽(four walls)'은 존 케이지 페스티벌, 웨슬리언 대학교(Wesleyan University. 1987) 국제음악제, 퍼시픽 링 아트 페스티벌(Pacific Ring Art Festival.1988) 등에서 공연되었다. 이 외에도 도쿄 스튜디오 200(1989), 서울 예술의전당(1996), 토가 국제예술제(일본, 1998), 저팬 소사이어티(Japan Society, 1999), 홍콩아트센터(1999) 등에서 매번 재안무된 공연을 올려 왔다.


존 케이지의 곡 '네 개의 벽'은 네 개의 벽 안에 갇혀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삶의 기로에 선 인간의 갈등을 표현한다. 이는 곧 작곡자 자신의 갈등이기도 했다.


홍신자는 문이 없는 네 개의 벽에 갇힌 채 어디로 가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 지, 기로를 잃고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과 갈등, 궁극적 공허를 표현하였다. 이번 공연은 움직임이 강조된 지난 공연들에 비해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극적인 부분을 좀더 강조하였고 소프라노가 함께 출연한다.

‘네 개의 벽’은 전체는 13개의 장면으로 8장까지가 1부, 그 뒤가 2부로 나뉘는 댄스드라마이다.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어두움 속에 있던 1부에서 조금씩 희망의 빛을 따라 찾아 나오는 2부에서는 종국에는 자유의 축제에 이르러 환희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1시간여의 공연 속에 춤을 통해 삶의 과정인 갈등과 고뇌와 행복함 등 모든 것이 자유롭게 표현하며 인생의 단면단면들을 보여준다. 각각의 장면들은 굉장히 서정적으로 때로는 폭력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네 개의 벽안에 갇혀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삶의 딜레마에 빠진 인간의 갈등을 다룬 이 작품은 의자 하나, 꽃다발 하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오롯이 홍신자의 춤으로만 채워진다. 하지만 한 음 한 음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인상적인 피아노 음악과 무대에 춤추는 자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밝아졌다 어두워지곤 하는 조명의 합세로 이 작품이 1인 독무라는 것을 잊게 만든다.

▲ 홍신자,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헌정공연 '네 개의 벽' (사진제공=E-Won Art Factory)

  


홍신자,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헌정공연 <네 개의 벽>

아방가르드 예술정신이 묶어 준 존 케이지와 홍신자, 그리고 백남


1984년 뉴욕, 존 케이지 페스티벌에 올릴 ‘네 개의 벽’ 안무가를 찾던 존 케이지의 전문 피아니스트 마가렛 랭 탕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홍신자와 존 케이지의 인연은 시작됐다. 1973년 뉴욕에서의 데뷔 무대 '제례'는 '동양 미학을 서양 전위무용에 구현했다'.

당시 '네 개의 벽'은 '최고의 미니마이저이면서, 최고의 맥시마이저'라는 찬사를 받으며, 27세의 늦깎이 무용도로 시작했던 홍신자를 세계적인 무용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후 홍신자는 존 케이지, 백남준 등 다양한 전위예술가들과 교감을 나누며 스스로는 동-서양이 융합된 아방가르드 무용의 장을 개척해 왔다.


"이 곡은 존 케이지가 방황하던 시기, 일본에 가서 수도사가 되겠다며 마지막 작품이라고 쓴 작품이에요. 피아노의 흰 건반만 사용하는데 한 곡 안에 열정과 광포함, 우울함, 로맨틱함이 다 들어 있어요." 뉴욕 공연을 본 존 케이지의 제안으로 세계 순회 공연을 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1996년 국내에서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을 올렸다.


1993년 영구 귀국한 그는 경기도 안성에 '웃는돌'이라는 명상센터와 무용단을 설립해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테마로 한 '죽산국제예술제'를 매년 개최하면서 7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지금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홍신자의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헌정 기념공연 '네 개의 벽'은 존 케이지(John Cage) 작곡에 예술감독 홍신자, 소프라노 이혜정(Hye Jung Lee)과 피아니스트 마사미 타다(Masami Tada)가 무용 홍신자와 함께 출연하고, 조명 마사루 소가(Masaru Soga)에 의상 김경인이 맡아 오는 11월 20일과 21일 양일간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 오른다.  (공연 문의 : 02-2272-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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