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 이미지컷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소셜 스킨(Social Skin), 옷과 정체성에 관한 신체 언어적 담론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아리따운 여인이 옷을 벗고 입는 장면은 꽤나 매혹적이기에 종종 그림이나 사진 등의 예술작품으로 남겨지곤 한다. 아주 예의바르고 규범에 충실해 보이는 화이트칼라 사무직도 예비군복을 입는 순간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을 하곤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천진한 한 어린 소년의 솔직한 말을 듣고서야 자신의 허황된 꿈 속에서 깨어난다.

무용은 대개 우리 몸의 부드러운 곡선과 그 몸이 움직임 속에서 그려내는 또 다른 곡선들을 통해 아름다움의 쾌로 인도하며 흥겨운 음악에 맞춘 몸동작의 리듬감은 그 곡선의 움직임과 더불어 보는 신명나게 만들기도 하고 심리적 치유의 효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이 해외안무가초청공연으로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이브기와 그레벤(Ivgi & Greben)의 안무로 올리는 <소셜스킨>은 타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사회적 피부’라고 할 수 있는 옷을 뜻하는 것으로, 이브기&그레벤은 거대한 옷더미의 벽을 배경으로 옷과 정체성이 주는 무한한 연상들을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신체언어로 풀어낸다.

옷에 대한 연상 작용이라 하니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지난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 전시한 바 있는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의 '겨울로의 여행'이란 전시에서는 전시장 한 편에 한가득 옷걸이를 설치해 놓고 다양하고 많은 옷들을 걸어놓은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작가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 즉 소년들의 사진, 낡은 철통, 흰 커튼, 헌옷가지, 철사 등을 통해 오직 하나의 테마, 즉 '죽음'을 전시하고 있었다. 옷걸이들에 걸린 수많은 헌옷가지들을 통해 그 옷을 입었던 사람들이 거쳐간 '죽음'을 연상하게 했던 것이다. 연상 작용을 통해 떠올린 그 때의 섬뜩함이란!

198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예술재단 안무가상을 수상한 그레벤(Johan Greben)과 1998년 이스라엘 문화부 신진안무가상을 수상한 이브기(Uri Ivgi)가 함께 안무하는 이번 '소셜스킨'은 옷과 몸짓을 통해 과연 또 어떤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같은 객석에 앉아 동시에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일지라도 자신의 다양한 경험에 따라 연상되는 내용과 느낌은 또 각자 다르게 다가올 수 있으리라. 일단 소셜스킨이라는 제목에서 '소셜'이란 단어 때문인지 좀 학술적인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왠지 야릇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브기와 그레벤(Ivgi & Greben)의 <소셜 스킨>은  인간을 억압하는 사회적, 문화적 제약을 뛰어넘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다른 장르에서 차용한 다양한 안무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현대무용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래하는 무용수, 현대무용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
 

사회문화적 관계망 속에 억압된 몸짓 속에 자유를 향한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격렬한 동작 속에 섬세하고 내밀한 정서가 스며있는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음악적 요소.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톰 파킨슨(Tom Parkinson)가 직접 작곡한 심장소리를 연상케 하는 음악은 옷에 관한 다양한 사유의 리듬과 맥박을 형성하게 하고, 현대무용의 강렬한 신체언어가 주는 힘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또한, 무용수가 육성으로 직접 불러주는  ‘네 심장소리는 내가 사는 세상(Your heartbeat makes the world I’m in)’이라는 곡은 이브기와 그레벤의 안무가 갖는 하나의 형식적 실험인 동시에 옷과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한다.


거대한 알루미늄 무대세트와 500kg의 옷더미로 다양한 볼거리 제공

안무와 음악 뿐만이 아니라, 무대세트와 의상 등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이브기와 그레벤은 이번 공연을 위해 500kg에 달하는 옷더미로 거대한 알루미늄 벽을 만들고, 여러 가지  기계장치를 이용해 이 벽이 아래로 무너지듯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기계적인 요소를 상징하는 회색에서 자연적인 살색으로 변해가는 의상과 이에 따른 조명의 변화 등도 이번 공연의 볼거리다.

우리가 입었던 옷에 담긴 과거, 사람들과의 추억과 흔적, 또는 상처와 고독에 대해 사람의 심장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과 무용수들의 옷 입고 벗기와 몸 동작이 어떻게 어우러져 표현이 될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은 이브기와 그레벤 Ivgi & Greben의 안무로 강진안 김건중 김동현 김수정 김영재 박상미 박성현 석진환 성창용 이수진 이윤희 임진호 정주령이 출연하며 11월 30일(금)부터 12월 2일(일)까지 사흘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현대무용 대중화 정책에 따라 티켓 가격은 전석 15,000원. 단체는 2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공연문의: 국립현대무용단 02)3472-1420)

▲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 이미지컷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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