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 중. 한아이(소프라노 정시영)와 어둠아이(테너 석승권)가 욕조배를 타고 지구를 구하러 출동한다. (사진 = 강희갑)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신동일 창작오페라,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장수동) 구로문화재단 202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선정작인 '빛아이 어둠아이'가 10월 22일과 23일 양일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공연되며 가족단위 관객들을 신비로운 지구환경과 오페라의 세계로 이끌었다.

 

공연 소개에 ‘지구를 구하라’는 슬로건과 ‘빛아이 어둠아이’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주었기에 22일 첫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빨강색 공을 주렁주렁 단 망토를 입은 '어둠아이(소프라노 김채선)'가 실감나게 무섭고도 재밌었으며, 그가 "(환경을 파괴하는)멍청한 지구인들!!"하고 말할 때는 내 스스로 찔리며 지구환경을 지키려면 다함께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첫 장면, 3면 무대 영상에 최첨단 뇌신경망이나 최첨단 컴퓨터 회로가 분위기를 이끌고 가운데 주인공 '한아이(소프라노 정시영)'는 게임 삼매경 중, 엄마(소프라노 김은미) 아빠(바리톤 김지단)는 뒤에 서서 아이에게 학원가라 게임 그만하라고 두 팔을 높이 들어올려 손에 닌텐도 스위치를 든 채 로봇처럼 아이를 조정하고 있다.

한아이는 높은 음으로 소리지르며 실컷 게임이나 하겠다고 "괴물들아, 저 사람들 잡아가 버려!"
라고 소리친다. 바이올린, 플룻 등에 피리, 덩더쿵 장구 등이 가미된 네오필리아 오케스트라(정주현 지휘)의 반주의 현대음악적 분위기가 한아이와 엄마 아빠의 충돌을 왁자지껄하고 그로테스크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한아이는 밤새 악몽을 꾸다가 깨어 엄마아빠가 사라진 걸 알게되고, 엄마아빠를 구하러 녹조로 더럽혀진 검은강을 건너게 된다.

마고할미(메조소프라노 신민정)가 등장하며 “둥개 둥개 둥개야"
하고 노래를 부르니 메조소프라노의 풍성한 저음에 흥겨운 국악장단이 역동감을 주며 모험의 신비감을 준다.

마고할미는 한아이의 엄마아빠를 잡아간 것은 자신의 두아들 빛아이 어둠아이 중 어둠아이일 것이라며 한아이에게 "아이야 욕심을 내지 말거라.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단다"하고 노래 부르는데, 정감있는 선율에 푸근한 마음이 전해온다. 

 

해바라기 가득한 들판, 한아이는 빛아이(테너 석승권)를 만난다.

젖먹이 아기같은 퉁퉁한 살집에 기저귀를 찬 모습이다.

한아이 역의 소프라노 정시영과 빛아이 역 테너 석승권이 함께부르는 "
친구가 된다는 건, 참 멋진 일이야.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고" 노래가 참 정겹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곧 검은숲을 지난다.

 

"완벽한 아이를 만들어야 해!". 어둠아이(메조소프라노 김채선, 앞 중앙)가 "한국 엄마아빠들이 아이 위해서 못하는게 뭐 있어!"라며 채찍을 휘두른다. 뒷쪽 왼쪽부터 빛아이(테너 석승권), 아빠(바리톤 김지단), 엄마(소프라노 김은미). (사진 = 강희갑)

 

"죽음의 강아 흘러라"에서 검은망토 늘어진 머리, 무서운 빛나는 눈을 지닌 어둠아이(소프라노 김채선)가 옥타브 도약하는 선율을 노래부르는데 진짜 무서웠다.

피아노 반복저음에 관악기들이 트릴로 떨고 있고, 동반된 장구 장단과 거문고 소리도 무섭게 들릴 수 있는 거구나!! 소프라노 김채선의
연기는 가히 최고였다.

목을 좌우로 꺾으면서 팔을 양옆으로 들어올려 코로나 빨간 바이러스를 퍼트릴 듯이 “쓰레기 긁어모다 지구를 오염 멸망시킬거야”하는데 정말 사악해보였다. 

 

다음장면이 포인트다. 해골이 공중에 떠 있고 인체해부도, 심장박동수, 세포수치 그래픽이 영상에 보이며 인질로 잡혀온 엄마 아빠는 "완벽한 아이~완벽한 아이~"부르짖으며 시키는대로 실험중이다.

아인슈타인의 뇌, 10개국어를 하기 위해서는 슈카랑카크카 혀, 여배우의 머리칼, 피아니스트의 손가락, 바퀴벌레의 생명력을 구해와 아이를 만든다니! 작년  가족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
을 볼 때도 감탄했지만, 장면에 몰입할 수 있게 연출하고 암시를 두는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연출 장수동)의 공연무대는 참 예술적이다.

 

국악기와 성악이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릴까. 마라카스 리듬과 음산한 실험실 영상도 한 몫한다. 완벽한 아이란게 없지 않는가. 영상에 아인슈타인과 스티브 잡스가 보이더니 마지막에 빌 게이츠 캐리커처가 얼굴이 뚱뚱해져서 웃고 있다. 아이쿠.

 

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는 해피엔딩이다. 빛아이와 어둠아이의 대결, 그리고 화해, 어둠아이는 그 검은망토를 벗고 마고할미 세식구도 모두 하얀옷으로 “아름다운 나라들 바다와 하늘, 인간의 지혜가 지구를 구하리라"라며 코러스와 다함께 "영원히 사랑해요!"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터미션 때 옆 관객 아빠가 “너도 아빠 잡혀가면 욕조타고 잡으러 올거야?”하고 아이에게 묻기도 하고, 할머니 손을 잡은 다른 6살 여자아이는 어둠아이가 무서워서 훌쩍이기도 했다. 기자도 이번 공연에 식구들을 못데려왔는데 네이버TV 방송이 된다하니 보여줘야겠다. 

 

이렇게 이지홍 작, 신동일 작곡, 정주현 지휘, 장수동 연출의 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는 국악기가 가미된 오케스트라 반주에 명료하게 잘 들리는 우리말 노래가 즐겁게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이번 오페라에서 소프라노의 활약이 컸고, 고음인데도 우리말 발음전달이 잘 되어 장면진행이 좋았다. 작곡적으로도 성악가들의 기술면으로도 모두 해결되어서 창작오페라에 하나의 열쇠로도 보인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아무리 재밌다한들, 현장 음악공연의 아름다움이나 정다움과는 견줄 수 없지 않은가! 가족을 위한 환경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 참 재미있었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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