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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청춘로드뮤지컬 '곤, 더 버스커'

뮤지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 12.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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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위에서 노래하는 '버스커'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곤, 더 버스커'.
왼쪽부터 허규(주인공 최 곤 역), 김보강(원석 역), 김효정(니나 역).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청춘로드뮤지컬 <곤, 더 버스커>가 1월 3일부터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중이다.

뮤지컬 <곤, 더 버스커>(공동극본 박용전 김도혜, 연출/음악 박용전)는 꾸준히 창작뮤지컬을 제작해 온 오픈런뮤지컬컴퍼니의 신작으로,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작 10개 작품 중 처음으로 막을 올렸다. 2013 문화체육관광부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에 선정되었고, 2014년 6월 독회공연을 거쳤다.

2014년 11월 유튜브에 공개된 넘버 '왜냐하면'의 뮤직비디오와 11월 29일 진행된 게릴라 버스킹 당시 '곤, 더 버스커', '나에게', '세잎클로버' 등의 넘버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버스킹을 소재로 한 뮤지컬답게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주인공 곤 역의 두 배우 김신의와 허규가 버스킹을 하며 관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순수한 영혼을 담아 길거리에서 노래하는 주인공 '최 곤'이 길거리 공연 자리를 다투다 '니나'와 그 쌍둥이 동생 '원석'과 친해져 팀을 결성하게 된다. 부산 해운대에 여행가서 노래 부르던 중 공무원의 제지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지만, 이 때 국내 막강한 버스킹 그룹인 '스트라다 킹'을 알게 되고, 결국 이 두 팀은 새로운 기획을 찾는 SKS방송국의 '버스커' 경연대회 최종우승 선발전에서 만나게 되는데...

공연 시작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신나고 감미로운 노래가 작품을 압도한다. 줄거리 구조가 단순하고 갈등의 구조가 복잡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계속되며 귀에 꽂히는 뮤지컬 넘버들과 배우들의 시원한 열창과 자연스런 연기에 빠져들며 관객들은 극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세상 속에 유명해지는 것보다 노래 자체가 좋은 주인공 최곤과 수단 방법 동원해 '시청률'만을 강조하는 방송국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작품의 의도를 알려주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명대사도 등장한다. 원석이 즉흥 작곡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하니 "'코드'가 길이라면, '멜로디'는 그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고, '가사'는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라며 곤은 즉흥노래를 한다. 니나와 곤의 러브라인도 감초 역할을 한다.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니나와 곤은 원석이 화장실 간 사이 카톡으로 문자하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주인공 최곤역의 김신의는 고음의 시원한 열창과 자연스런 연기로 버스커 최 곤을 완벽히 소화했다. 더블 캐스팅의 허규 역시 감미로운 목소리로 또 다른 최곤을 멋지게 선보였다. 원석역의 김보강과 탭댄서이자 청각장애를 지닌 니나 역의 김효정 역시 어릴 적 어머니를 잃었지만 꿋꿋하고 순수하게 이 세상을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쌍둥이 남매 역을 잘 표현했다.

▲ 방송국 국장(정운,가운데)과 송PD(윤성원, 왼쪽), AD 영애(권세정, 왼쪽에서 두 번째)
3인방의 감초연기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 문성식


극 중 3인조 밴드 스트라다 킹의 현란한 기타 연주 장면 또한 백미이다. 그룹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출신인 데빈은 국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기타리스트다. 이날 배우 김성구 이종현과 함께 스트라다 킹으로 출연해 <왕벌의 비행>을 연주해 폭풍 같은 속도의 하행 스케일을 연주하며 듣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함께 선사했다.

<곤, 더 버스커>의 방송국 장면에서 국장과 송PD, AD 영애 감초 3인방은 극의 재미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막강한 비중을 차지한다. 심지어 이들 때문에 이 작품을 다시보고 싶을 정도다. 전면이 작은 TV화면 수십 개로 가득찬 벽면은 방송국이라는 시스템을 풍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방송국 국장에 기획사 사장, 술집 사장까지 겸직하는 국장은 "누가 예술을 하라 했어, 적당히 해서 시청률을 올려. 영혼을 팔아서라도"라며 이 세상에서 소위 요새 유행하는 '갑'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명대사를 줄줄 쏟아낸다. 배우 정운은 저음의 목소리에 구렛나룻까지 카리스마와 마초적 성격을 보여주는 국장 역을 멋들어지게 소화했다.

▲ 넥스트 기타리스트 출신 데빈(가운데)이 배우 김성구, 이종현과 함께
극중 3인조 밴드 '스트라다 킹'으로 출연해 신들린 연주를 펼친다. ⓒ 문성식


송 PD역의 윤성원과 최욱로 또한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속물 PD역을 잘 보여줬다. 이들이 타방송국 경연 프로그램에서 주인공 최곤의 경쟁자로 '송아지'를 R&B로 리메이크해 부르는 콩트 장면에서 과장된 바이브레이션과 손동작으로 관객들이 폭소를 안 터뜨릴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연출했다. AD 영애 역의 권세정과 손지애 역시 방송국 사장 딸로 상사인 PD를 좌지우지하면서 송PD에게 "방송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며 "다다다다~다다다 다다 다~거짓말"이라며 게임음악을 풍자한 과장된 노래와 몸짓으로 인상을 남겼다.

재미있는 감초 연기와 감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뮤지컬 넘버를 타고 극의 마지막 갈등구조까지 도달한다. 순수한 버스킹보다는 시청률 높이기가 급한 방송국은 니나와 원석의 잃어버린 어머니 찾기에 초점을 맞춰 시청률을 올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이미 1위는 곤의 팀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방송국의 비리를 알게 된 1, 2위 경합팀들은 처음엔 낙담하지만, 최곤은 오히려 "우리 끝까지 가자, 가서 놀자"라며 두 팀을 이끌고 결승 무대에서 방송국의 음모를 폭로하며 극은 끝난다. 마지막 커튼콜에서는 전 출연진 모두 관객까지 일어나 즐겁게 열창하며 공연은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뮤지컬 <곤, 더 버스커>는 이번 공연 후 한 달 간의 휴식기를 거쳐 2월에 더욱 멋진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공연은 2월 20일부터 3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펼쳐진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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