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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ight Now Music 2016, 더욱 탄탄한 음악적 현재 보여주길

클래식

by 이화미디어 2016. 5. 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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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Now Music 2016' 4월 30일 이대삼성홀 현장. 2부공연에서 뉴욕의 만트라퍼커션과 플럭스 퀄텟의 협연이 펼쳐졌다.

 

‘Right Now Music'. 음악의 현 시제를 그리는 것은 굳이 공연단체명이나 공연명에 드러내지 않더라도, 모든 음악 공연자들이 자신의 최신 작품으로 최근의 음악현상을 이루는 것이기에 특별할 것은 없다.

 

그렇지만, Right Now Music, 음악오늘, 날마다 예술, 인문예술 콘서트-오늘 등 특별히 오늘이나 지금현재를 제목으로 드러내는 공연이라면 그 추구하는 바에서 현재성을 최중요 가치로 전면에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하는 것이다.

 

Right Now Music 2016 공연이 지난 430일 이대 삼성홀에서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중간휴식 한 시간을 제외하고 여섯 시간 동안 공연이 진행되었다.

 

2014LG아트센터에서 뉴욕의 작곡그룹 뱅온어캔의 음악을 뱅온어캔 올스타즈의 앙상블 연주로, 2015년에는 구서울역사 중앙홀에서 필립글래스, 존 아담스 등 현대음악을 ‘’의 연주로 소개하며 현대음악, 전자음악, 음악 애호가들을 황홀하게 하고 열광시켰던 Right Now Music이 올해엔 그 프로그램 구성이나 장소적 특성면에서 이전 공연들에 비해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우선, 프로그램면에서 기존의 현대음악들의 릴레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가야금 황병기, 아코디언 심성락의 원로 음악인, 반도네온 고상지, 가야금 박경소, 피아노 박종화의 젊은 음악인과 뉴욕의 플럭스 퀄텟, 만트라 퍼커션으로 동서고금 신구의 조화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신선한 현대음악을 하루 종일 들었던 기존 프로그램들에 대한 기억, 전문공연장이 아닌 다목적홀인 이대 삼성홀이라는 장소문제, 그리고 서로 다른 음악특성들을 3-40분씩 번갈아 배치하면서 무대전환이 그대로 드러나 버리는 점, 전환시간에 사회자가 공연설명도 하면서 이목을 끌거나 하는 것 없이, 공연무대도 너무 텅 비어서 조명만으로 멋지게 연출되지 않아서 무대디자인 한 두개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생각되는 점 등 아쉬운 점이 이번공연에서는 드러났다.

 

개별 음악프로그램 자체와 의도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전반부 첫 순서 박종화는 열정과 집중으로 스티브 라이히 <Piano Counter Point>에서는 반복되는 음향 속에 미묘한 변화와 저음의 울림으로 관객모두를 집중시켰다. 필립 글래스 <Mad Rush>에서는 테잎음향과의 시간차를 통한 왼손과 오른손 주법의 강한 타격들이 인상적이었다.

 

플럭스 퀄텟은 반복되는 미니멀리즘 음악을 40분 동안 듣기에는 다소 길었지만 처음 제2바이올린의 셋잇단음표가 물 흐르듯이 고르며, 연주자 네 명의 음색이 조화로워서 미니멀리즘 음악 전문단체임이 느껴졌다. 음량은 공연장을 채우기에는 좀 작게 느껴졌다. 가야금 박경소의 순서는 우리음악의 신선한 다가옴에 관객모두 만족하는 순서였다.

 

만트라퍼커션은 <Drumming>을 연주했는데 공연장이 넓은 탓인지 리듬병치와 그 액센트가 강렬하게 느껴지진 못했다. 또한 조명효과만으로 무대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장막이나 영상 등 무대셋트의 활용이 좀 더 필요해보였다.

 

심성락의 순서는 앞 현대음악 순서와의 대조때문인지 반대적으로 아코디언의 바람소리와 잔잔한 떨림에 비목’, ‘그리운 금강산등 옛 가요와 가곡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편안한 시간이었다. 어느 대목에서는 한 순간 코끝이 시큰할 정도로 순간적인 감동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음악과 옛 가요의 아코디언 연주의 장르적 대비는 꽤 이질적이기도 했으며 열린 음악회형태로 진행자가 따로 있거나 객석과 거리가 좁혀지지도 않는 이곳에서 왜 옛 추억가요를 보아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마지막 반도네온 고상지와의 협연은 연습이 안 됐던 듯, 공연진행 중 리허설을 관객이 함께 보아야 했음에 좋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한 시간 휴식 후 후반부는 저녁공연이라 확실히 관객수도 많고, 플럭스퀄텟과 만트라퍼커션이 뉴욕 뱅온어캔의 작곡가 마이클 고든의 작품연주, 반도네온의 신예 고상지 트리오의 연주, 황병기의 미궁 호연으로 전반부보다는 살아났다.

4월 30일 Right Now Music 2016 2부공연의 고상지트리오 공연.

 

80 연세의 황병기 명인과 소프라노 윤인숙의 하얀 한복, 두 거장들이 40년전 국내음악계의 획기적 사건이었던 미궁을 심혈을 기울여 노래하고 연주하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윤인숙의 울다가 웃고 신음하고 취업난의 21세기 대한민국을 노래하는 신문기사 낭독 등 7부분의 곡이 가야금의 튕기기, 트레몰로, 악기몸통치기 등 각종 현대주법과 어울리며 일반 대중 사이에서 소감으로 전해지던 음반으로 듣던 기괴함과는 다른 좀 더 심오하고 깊은 세계를 명인의 직접연주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후 공연은 시간관계상 못 봤지만, 프로그램지 내용으로 봐서는 전반부보다는 더욱 현대음악다운 프로그램들과 박진감 넘치는 연주였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실제로 공연을 본 관객들에 의하면, 고상지밴드, 만트라퍼커션과 플럭스퀄텟의 협연 등 더욱 다이내믹하고 뉴욕 현대음악다운 감각으로 진행되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2년 전 LG아트센터에서 Right Now Music을 처음 봤을 때의 신선함, 작년 중앙홀에서의 진정한 마라톤 음악회로서의 성공에 대한 추억 때문일까. Right Now Music의 팬으로서 앞으로의 Right Now Music이 음악과 무대구성, 연출 모든 면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더욱 탄탄한 모습으로, 새로운 형식으로, 거듭나길 깊게 바라고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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