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사다리움직연구소의 연극 '굴레방다리의 소극'이 3월 11일(화)부터 30일(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된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20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First Award' 수상작 '월워스의 소극, The Walworth Farce'가 원작으로, 원작의 배경지인 영국 아일랜드를 연변으로, Walworth를 아현동 굴레방으로 옮겨 놓았다. 지난 2008년, 2011년 공연에서 완성도와 독특한 매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2014년 한국의 현실을 집요하게 비추는 블랙코미디극이다.

원작 '월워스의 소극'은 20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First Award'를 수상한 바 있다. 작가 '앤다 월쉬'(Enda Walsh)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가장 혁신적이며 주목 받고 있는 극작가로, 역시 아일랜드가 배경인 뮤지컬 '원스'의 작가이기도 하다.

월쉬는 매일 오전 9시 15분쯤 집에서 나와 늘 창문가 비슷한 위치에서 인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다가 늘 같은 풍경에,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작가 스스로도 항상 같은 행동을 하고, 전 세계 역시 이러한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살아간다는 것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인물구조가 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 의해 서울 아현동을 배경으로 다르면서도 닮은 모습으로 재탄생 되었다.

굴레방다리는 서울 북아현동에 있던 다리 이름으로 현재는 북아현동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며, 최근 45년 만에 철거공사가 시작된 아현고가도로를 흔히 굴레방다리로 부르기도 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은 폐쇄된 공간 속에서 고압적인 아버지, 겁 많고 소심한 두 아들이 끝없이 소극(笑劇)을 반복하면서 점차 밝혀지는 잔혹한 진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준다.

연극 속 연극의 복잡한 인물관계와 사건은 관객에게 무엇이 연극이고 무엇이 진실인가를 끊임없이 확인토록 요구한다. 또한 '소극'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사투리, 과도한 동작과 엉뚱한 대사는 관객을 시종일관 웃게 만들지만, 연극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탈출구 없는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객석은 충격에 휩싸인다.

십 년이 넘도록 집 밖으로 나서지 않는 삼 부자의 모습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일상의 굴레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으며, 우리 역시 허상 속에 진실을 묻고 사는 것은 아닌지를 날카롭게 묻는다.

이미 지난 공연에서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도 4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최고의 연기력을 기대할 만하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처럼 극중극 형식은 배우에게 고도의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아들 역의 두 배우는 10개의 역할을 번갈아 연기하는데, 남자에서 여자로, 성인에서 어린아이로 관객의 눈 앞에서 기발한 방식으로 순식간에 변신하는 배우들의 놀라운 움직임을 쫓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울 것이다. 움직임과 코미디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정평이 나있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만의 힘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아버지 역을 맡고 있는 권재원의 거칠고 강렬한 연기는 무대를 장악한다.


연극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연변에서 밀입국, 아현동 산등성 허름한 반 지하연립에 사는 삼부자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마치 과거의 시간이 정지한 듯한 그 공간에 기거하는 삼부자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그들만의 '작은 세상'이다. 반지하의 삼부자는 폐쇄된 공간에서 아버지가 연출한 희한한 '극중극'을 통해 일종의 의식행위를 매일 반복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가족애를 북돋우고 그와 더불어 삶의 정당성과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극중극'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진실을 은폐하고, 그 행위를 스스로 수정하고 미화시키려 노력하는 '조작극'일 뿐이다. 이 '조작극'은 마지막에 우리에게 거울을 들이대며 질문을 할 것인데, 귀 기울여 보고 하나씩 질문을 받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뇌 속, 기억 속의 진실은 스스로에게 객관적일 수 없고, 그것을 스스로 규명하는 것 또한 각자가 아름답게 기억하고자 선택한 하나의 퍼즐, 즉 허상이다. 실상과 허상이 혼돈되는 현 사회에 있어서는, 어쩌면 그 허상을 나의 현실인양 이입하여 환상의 누각을 세워놓지 않으면, 지난한 이 삶을 버텨내기 어렵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기억은 고스란히 그 사람의 신체에 각인되어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올라 진실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과 공유된 기억의 퍼즐 속에서, 누군가 또 다른 진실을 말하거나 요구할 것이다.

이 사회에 단절되고, 왜곡되고, 조작되고, 미화되는 것은 도처에 널려있다. 우린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 외면하기 때문에 그것들의 허상은 늘 살아 퍼덕여 우리 존재를 좀 쓸게 한다. 이 희한한 소극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우리의 부조리한 뇌와 더 크게는 온갖 것이 조작 가능한 이 사회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제작 연극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원작 앤다 월쉬, 연출 및 각색 임도완, 번역 김민정, 음악 김요찬, 조명디자인 조형숙이 맡고 권재원, 장성원, 이중현, 김다희가 출연하여  3월 11일(화)부터 30일(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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